국내 회전문 인사가 고위공무원단 제도, 정부와 민간간의 인사교류제도, 개방형 공무원 임용제도 등으로 제도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고위공무원들에게 국한됐던 회전문 인사가 중간관리자에게까지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12일 열린 금융경제연구소 주최 간담회에서 성시경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의 회전문'이란 주제 발표에서, 이와 같이 지적했다.


◇ 회전문 축에는 사적 이익추구 자리 잡아 = 성 연구원은 회전문 현상을 "공적영역과 기업 등의 사적영역을 오가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문제는 회전문을 자주 이용하는 인사들은 기업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는89~93년 미 국방부장관이었던 딕 체니의 경우다. 95년에 할리버튼 CEO를 거쳐, 2001년부터 미국 부통령으로 재직 중이다. 성 연구원은 "할리버튼은 이라크 전 이후, 이라크 재건사업프로젝트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이었던 루빈도 회전문의 사례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루빈은 미 재무장관을 거쳐 현재는 씨티그룹에 몸담고 있다.

한국의 경우엔 공기업 및 정부산하기관이 많기 때문에, 회전문보다는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더 자주 사용된다. 최근 사례는 박병원 전 재경부차관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행, 김종갑 산자부 차관의 하이닉스 반도체 사장 행 등이다. 그러나 성 연구원은 2002년 11월~2003년 7월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다 지난 4월 다시 총리에 취임한 한덕수 총리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또 1968년 행시 합격 이후 73년 대통령 경제비서실→84년 대우반도체 대표이사 전무→85년 기업금융정보센터 사장→99년 금감원장→2000년 재경부 장관→2005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비상임고문을 거친 이헌재 전 부총리도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다.

성 연구원은 "돌고 도는 회전문의 축에는 개인 내지는 집단의 이익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표 참조>.

◇ 확산되고 있는 회전문 = 국내에 도입되고 있는 새로운 공직 인사제도는 회전문 인사를 제도화 시키려는 것이라는 게 성 연구원의 지적이다. 대표적인 제도가 고위공무원단제도다. 직위 중 일정비율은 민간과 공무원이 경쟁하는 개방형 직위로 운영되기 때문에,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을 오가는 회전문 현상이 제도화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민간기관 파견제도, 민간근무 휴직제도 등 정부와 민간영역 간의 인사교류제도도 문제다. 특히, 이와 같은 인사교류제도는 중간관리자에게까지 회전문을 확대할 것이라는 게 성 연구원의 우려다. 민간업체에 있다가 다시 복귀한 공무원들이 어떤 정책결정을 할 것인지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 연구원은 "김앤장 등이 암약하도록 놓아두기 보다는 로비스트법을 제정해 양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공무원 윤리법을 엄격하게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민간근무 휴직제도 등도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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