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분신한 허세욱 씨가 15일 오전 11시23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고인이 입원해 있던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 4일 1차 사체피부이식 수술을 받은 뒤에도 양팔의 피부 부패 정도가 매우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패된 피부를 통해 세균이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한 것이,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직접적 원인으로 보인다. 고인의 시신은 사망 직후 가족들에 의해 고향인 안성시 소재 성요셉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현재 안성 성요셉병원 영안실에는 유가족 외에도 택시노조 조합원들과, 안성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FTA범국본 관계자 등이 모여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고인의 장례절차는 ‘가족장’을 원하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범국본 역시 별도의 장례절차를 논의 하고 있다.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노동당은 애도 성명을 내고 “허 당원의 운명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길 없다”며 “당은 한미 FTA ‘타결’을 한미 FTA ‘저지’라는 승리로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도 “정부의 일방적인 한미FTA 체결 때문에 허세욱 조합원이 사망했다”며 “허 조합원이 원했던 한미FTA 투쟁을 보다 강력하게 진행함은 물론, 반드시 민족민주노동열사장으로 장례를 치룰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숨진 허세욱 씨는 서울 한독운수 소속 택시 기사로 일하며,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진보적 시민운동단체의 회원으로 참여해 왔다. 최근에는 한미FTA 반대 집회 등에 열성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한미FTA 막판 교섭이 벌어지던 지난 1일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 호텔 앞에서 분신을 시도,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수술 및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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