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전태일 열사는 “대학생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 대학생들을 상대로 쇠를 다루던 노동자가 ‘노동자가 무엇인지’를 가르쳤다.

경북지역 현장 대장정에 오른 이석행 위원장은 11월 영남대학교에서 100여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특별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의 제목은 ‘등록금 내는 노동자 그리고 한미 FTA’. 그러나 강연의 서두는 민주노총의 소개부터 시작됐다.

“김두환 아시죠. ‘장군의 아들’ 김두환. 그 사람이 일본 깡패하고는 잘 싸웠을지는 몰라도, 노동자에게는 좋은 사람이 아니죠. 사실, 흔히 말하는 용역깡패 1호가 김두환입니다. 그가 만든 조직이 한국노총의 전신입니다.”

70년대 민주노조 운동, 그리고 전태일 열사, 동일방직까지, 그 후로 이어져온 투쟁을 옛날 이야기 하듯 구성이게 이어갔다. “이제 민주노총이 11살 됐습니다. 제가 거기 5번째 위원장입니다.”

막상 강연의 주제인 한미 FTA라는 말이 나오기 까지 한참이 걸렸다.
“여러분 졸업하고 나서 다 정규직이 되면 좋을 텐데, 그게 어려울 겁니다. 공무원이 되거나, 고시 합격하거나 하지 않으면 정규직으로 직장을 잡을 사람이 10%도 안 될 겁니다. 다 비정규직이 되고, 학원가서 공무원시험 준비나 하게 될 겁니다. 가장 비참한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인데, 이걸 만든 게 초국적 자본입니다. 지난 IMF 때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제 한미 FTA가 체결됐으니, 신자유주의의 한국 점령이 완성된 것입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비정규직”

이석행 위원장은 한미 FTA 체결 이후 예비노동자들의 고용 조건이 암울할 것임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 택시 노동자가 분신했습니다. 사람들은 택시가 FTA와 무슨 상관이냐고 묻지만, 그분은 열심히 일해도 80만원 받던 노동자였습니다. 그분은 한미 FTA 이후 한국의 상황이 어찌 될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서비스 분야에서 1만8천개의 일자리가, 제조업에선만 1만7천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정부는 늘어난다고 선전했지만, 막상 협상을 마친 후에는 그 스스로 줄어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가장 유연한 나라, 마음대로 해고 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FTA 체결은 한국이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됨을 의미합니다. 이제 여러분의 일자리, 여러분의 미래가 변하게 될 것입니다.”

이석행 위원장은 “여러분도 민주노총 조합원이 될 것이며, 3학년, 4학년의 경우는 아마 내 임기 중에 조합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노동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남북이 하나된 나라에서 살기위해 좀더 폭넓게 세상을 바라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석행 위원장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민주노총이 나서서 한미 FTA 비준을 저지하려 한다”면서 “예비 노동자인 여러분도 후손을 위해 연대하고 함께하자”며 40여분의 강연을 마쳤다.

“4학년은 내 임기 중 조합원 될거 같은데”

한편 이날 강연에는 대구지역일반노조 소속으로 영남대에서 일하는 노동자 20여명이 함께 강연을 들었다. 이들은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 노동자들이었으며, 학생들보다 이석행 위원장의 강연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강연이 끝난 후 한 여성 노동자는 “이야기 듣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평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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