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스, 라보 단종에 이어 중국으로의 공장이전 설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GM대우차 창원공장에서 '진성도급화' 논란이 일고 있다.

진성도급화란 자동차업계에서 불법파견을 피해가기 위해 원청노동자(정규직)와 하청노동자(비정규직)를 각각의 생산라인으로 분리, 합법 도급으로의 전환을 말한다. ‘완전도급화’로 불리기도 한다.

5일 GM대우차 창원공장 노사에 따르면 최근 GM대우차는 올해 7월부터 시행을 목표로 도급라인 재배치와 공장별 외주화를 노사협의회에서 논의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대우차지부 창원지회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노사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측 제안은 현재의 정규직 총고용을 보장하면서 각 생산공정에 혼재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 정규직라인과 비정규직 라인을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GM대우 관계자는 "7월부터 시행되는 입법 내용에 맞추기 위한 조치차원에서 도급화를 노사협의회에서 협의하자고 제안했다"며 "도급화를 어느 정도로 진행할 것인지는 협의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창원공장 내부에서는 구체적인 도급화의 수치까지 거론되는 등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창원공장 한 생산직은 "창원공장 대부분의 공정이 원청과 하청이 혼재돼 있다"며 "차체부의 차체보전 SUB직과 도장부 실러, 조립부 수출지원직 등 창원공장의 40%에 해당하는 공정이 도급화와 외주화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M대우차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리하는 이유는 2005년 자동차업계에 불어닥친 불법파견 시비와 올해 7월 시행되는 비정규법 때문이다.

GM대우차는 2005년 4월 불법파견으로 판정받았다. 이후 GM대우차는 불법파견 판정에 대한 시정조치 차원에서 도급화를 추진해 왔다.

현행 파견법상 원청(정규직)과 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가 혼재된 생산라인은 불법파견으로 인정받지만, 비정규직으로만 이뤄진 라인은 합법도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4년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 판정과 현대모비스의 합법도급 판정이 각각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여기에 올해 7월부터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금지를 골자로 하는 비정규관련 법안이 시행된다. 정규직보다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동일한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들의 차별시정 요구가 가능해진다. 즉, 불법파견으로 판정된 상태이기에 비정규직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를 분리시킬 경우 이런 논란은 없어진다. 비정규직이 차별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비교대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창원공장 노조는 지난달 30일 간부합동회의 결의를 통해 도급화와 외주화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 노사협의회가 아니라, 단체교섭 또는 특별협의기구에서 논의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금속노조 대우차지부 창원지회 관계자는 "도급화와 외주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공식 입장"이라며 "노사협의회에서 이렇게 큰 사안을 다루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GM대우 창원공장의 암울한 미래
다마스, 라보 단종이어 공장이전설
GM대우차 창원공장은 지난 91년 국민차 ‘티코’와 경상용차 ‘다마스’, ‘라보’를 생산, 경차 붐을 몰고 온 곳이다.
98년부터는 티코 후속기종인 ‘마티즈’를 생산, 수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GM이 대우차 승용차 부문을 인수할 때 가장 눈독을 들였던 곳이기도 했다. 한때 연간생산대수가 35만대에 이르기도 했다.
 

국내 경쟁업체들이 생산을 포기한 이후에도 창원공장은 국내 유일의 경차 생산공장으로 남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창원공장은 연간 완성차 21만대, KD(부품세트 수출) 14만대, 엔진 28만대의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이었다.
 

하지만 올해들어 상황은 극반전 됐다. 강화된 경상용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으로 지난해 말부터 다마스와 라보 내수 판매용 생산이 중단됐다. 현재 창원공장은 마티즈의 3번째 모델에 해당하는 '마티즈 M200' 한 차종만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생산대수는 연간 5~6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 8개의 사내하청업체가 들어와 있고, 생산직과 사무직,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전체 3천500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월에는 생산라인의 중국이전설이 회사 고위 관계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GM대우에서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해명했지만, 창원공장 생산현장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극도로 높은 상황이다.
 

창원공장 생산직 한 관계자는 "다마스, 라보의 생산중단 이후에는 시간외 근무가 없어졌다"며 "여기에 GM이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조합원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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