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치야마 탈선사건 현장에서 헌화를 했는데 아직도 문제가 풀리지 않았대요. 회사에서는 기관사 과실이라고만 한답니다. 이철 사장이 생각났어요.” 지난 2005년 4월 40여년만에 최악의 열차사고라는 JR후쿠치야마선 쾌속열차 탈선현장에서 한일 양국 철도 경영자들의 무책임을 생각했다는 이도경 씨. KTX승무지부 총무부장이기도 한 그는 동료 4명과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일본에서 KTX 문제를 알리고 돌아왔다.
 


그가 만난 일본 철도 노동자들은 일본 여객철도에서 근무하고 있고, JR총련 소속 조합원들이기도 했다. KTX 승무원들은 일본에서도 바쁘게 움직였다. 일주일 동안 국제연대 집회를 4번이나 열었고 교류회(간담회)를 통해 집회 수만큼 노조 간부들을 만났다. 호응도 좋았다. JR총련 관동지구에서는 600명이 집회에 참석했고 동북지구는 250명, 오사카와 홋카이도는 각각 50명과 150명이 나와 한국에서 온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JR총련은 애초 승무원들을 초청하면서 이렇게 요구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불문하고 비정규 고용 문제를 인간 전체의 공통된 문제로 다루려고 합니다. 하지만 집회에 참석하는 동지들은 대부분 정사원입니다. 투쟁 과정에서 배운 것, 괴로웠던 점, 힘이 돼 준 것 등을 생생하게 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도경 부장은 집회마다 “1인 기관사 승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일본에서 비정규직은 많지 않았지만 역무나 판매 일은 비정규직이 맡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이 우리 얘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우리가 더 힘을 받아 온 듯하다"고 했다. KTX 승무원들은 가는 곳마다 경험을 들려줬고 일본 노동자들은 생활자금을 모금해줬다. 모인 돈만 61만엔(500만원 가량)이 넘었다고 했다.

한편 이도경 부장의 말대로 후쿠치야마 탈선사고와 관련, 정부의 발표와 별도로 “민영화 뒤 각 회사가 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차량을 가벼운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로 제작해 희생이 커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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