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의 이동이 쉽지 않고 저임금으로 인해 빈곤층에 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정규고용은 노동시장에서의 배제 기제로 기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펴낸 ‘노동정책연구 7권 제1호’에서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 연구위원과 양수경 연구원은 ‘사회적 배제 시각으로 본 비정규고용’ 연구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비정규직→정규직 12.8% 그쳐

연구팀은 비정규직 고용의 문제를 ‘사회적 배제’라는 이론적 개념으로 접근했다. 사회적 배제란 자격박탈이나 사회적 축출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파괴하는 과정으로 정의되며, 빈곤과 불평등 현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란 설명이다.

연구팀은 비정규고용이 사회적 배제의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를 논의하기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노동시장 지위이동 가능성을 탐색하는 한편 비정규고용이 상대적으로 저임금에 열악한 근로조건을 형성하고 있는지, 이로 인해 근로빈곤층에 처하게 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았다. 이 결과 연구팀은 “8년에 걸친 관찰결과를 담은 노동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이동이 쉽지 않았다”며 “또한 비정규노동자는 가족이 모두 빈곤층에 속하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어떤 해에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던 사람 중 62.7%는 인접한 다음 연도조사에서 다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12.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0.3%는 미취업자로 발견됐다.<표1-1 참조>

또한 어떤 해에 정규직의 81.8%는 이전 연도에도 정규직이었던데 비해 비정규직이었다가 정규직으로 진입한 노동자는 3.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1-2 참조>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결과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이동은 거의 드문 형편이며 이러한 통로는 거의 차단돼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비정규직가구 24% 빈곤층 허덕

이에 따르면 계속 정규직으로 고용돼 있던 노동자의 69%는 국민연금에 가입, 고용보험 가입 비율도 75%에 이르렀다. 하지만 계속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있던 노동자는 국민연금 가입률이 12%, 고용보험 가입률 15% 수준을 보여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배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랜 기간 비정규직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당장 임금수준이 낮아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보험 수혜 대상에서도 빠져있기 때문에 사회보장시스템으로부터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물론 비정규직의 가구도 빈곤한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에 머문 노동자의 16%가 절대빈곤가구로 나타났고 차상위계층까지 포함할 때 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속적으로 정규직에 머무는 유형은 남성의 비중이 높고 학력수준이 높은 반면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에 머무는 유형은 여성의 비중이 높고 학력수준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에 고용돼 이는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여성일 가능성이 높으며 연령대도 30대 미만이거나 50대 이상이고 학력수준도 뚜렷이 낮다”며 “이는 여성이며 나이가 많고 학력이 낮은 사람은 장기적으로 비정규고용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근로빈곤에 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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