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을 단축하자는 논의가 금융노조를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 노동자의 대규모 인력감축과 이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 때문에, 그 동안 현장에선 삶의 질 개선 차원의 영업시간 단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노조와 금융노조 산하 각 지부 간부 150여명은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금융노조 상임간부 워크숍’에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공유하고, 영업시간 단축을 전략적 과제로 적극 제기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 “집행부, 강한 의지 보여달라” = 금융권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과로사로 쓰러지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올해 초부터 현재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4시30분까지인 은행 영업시간을 단축하자는 제안이 급물살을 탔다. 영업시간 이후 행해지는 고객관리, 마케팅 등의 업무비중이 늘어 비정상적인 퇴근시간이 일상화 되고 있기 때문에, 영업시간을 단축해 업무를 집중적으로 전개함으로써 퇴근시간을 정상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는 산하 지부의 문제제기에 따라 실현가능 전략 검토에 착수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도 내외부적 조건들을 산하 지부 간부들과 집중 논의하면서 영업시간 단축 논의는 풍성해지는 양상이다. 지부 간부들은 “금융노조가 영업시간 단축을 전략적 과제로 제기해야 된다”며 “대국민 홍보, 실태조사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금융노조 집행부가 올해 임단협에서 영업시간 단축을 쟁취하겠다는 각오로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은 “영업시간 단축 논의는 올해 시발점이 될 것이다”며 금융노조는 현장 과로사 실태, 평균 퇴근시간 등의 조사에 착수해 영업시간 단축에 적극 임할 것임을 시사했다.

◇ “비정규직 해법, 만만치 않다” = 금융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도 워크숍에서 집중 전개됐다. 금융노조에서는 우리은행노사가 지난해 12월 20일 합의한 모델을 비롯해 △비정규직 25%의 단계적 정규직화 △비정규직의 신규채용 중단 △비정규노동자의 정규직 노동자 대비 임금 하한선 마련 등 몇 가지 다른 방안도 내 놓았다.

워크숍 분임토의에서 각 지부 간부들은 현재 비정규직 해법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데 공감하면서, 정규직의 파이를 나눠 비정규직에게 주는 방향의 해법은 맞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동만 위원장은 이에 대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켜 고용을 안정시키고, 복지부문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가져가며, 임금은 단계적으로 맞춰 나가는 방향으로 가야된다”며 “올해 비정규직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숍에서는 또 지부 선거 일정, 금융노조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해 타결 시한을 정해 놓고 진행하는 산별 임단협은 문제가 많으며, 올해 투쟁동력을 배치한 임단협을 진행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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