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밀실인사, 코드인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기업은행장에 강권석 현 행장이 연임되자,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중)는 10대 요구사항을 내걸고 2단계 투쟁에 돌입했다. 강 행장의 무혈입성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투쟁이 시작됐다는 게 기업은행지부의 설명이다.

기업은행지부는 7일 “기업은행장 공모절차, 임명절차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1단계 투쟁을 이끌었다면, 강 행장의 연임이 확정된 시점부터 10대 요구조건을 관철하기 위한 2단계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지부가 2단계 투쟁에 돌입한 것은 강 행장이 지난 3년 간 일방주의 경영을 전개해 내부적으로 이를 제어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지부 관계자는 “강 행장 재임 시절의 3년을 직원들은 ‘공포경영’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경영계획을 전반적으로 재수립해야 되고,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경영목표를 설정해야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 행장이 향후 3년간 일방주의적 경영을 되풀이하는 것을 막아내겠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지부는 6일 오후 조합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를 본점 로비에서 개최하고, 2단계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당초 장병구 수협중앙회 신용대표의 기업은행장 선임이 유력시됐으나, 지난 5일부터 강 행장 연임 쪽으로 분위기가 급반전되자, 기업은행지부는 강 행장의 연임을 상정한 2단계 투쟁을 준비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김형중 위원장은 직원들의 의지를 담은 ‘10대 요구조건’을 공표했으며, 10대 요구조건 관철을 위한 전 조합원 서명운동을 7일부터 전개했다.

기업지부 관계자는 “강권석 행장이 10대 요구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 명확해야 노조는 행장으로 인정 할 것”이라며 “요구 조건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출근저지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지부가 내건 10대 요구조건에는 지점 신설 등 확대경영으로 절대인력이 부족해 노동강도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신규채용 등을 포함한 적정인력 확보, 7시퇴근 조기 정착, 국내은행 최고수준의 복지와 급여 실현 등이 포함됐다.

특히, 올해 가시화되는 민영화와 관련해 고용안정 보장, 노조와 민영화 추진계획 협의, 전직원 평생인력개발체제 구축 등을 요구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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