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인권실천시민연대 등 사회단체들이 한데 모여 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가 양심수로 선정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에 대한 석방을 촉구했다. 아울러 지난 24개월간의 김 위원장의 옥중투쟁과 삼성의 부도덕함을 비판하는 각계 인사들의 연대의 글을 담은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삶의 보이는 창)에 대한 출판 기념행사도 열었다.

이들은 6일 오전 서울 충정로 2가 삼성본관 앞에서 이같은 취지를 담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엠네스티도 김성환 위원장을 양심수로 선정하고 있는 만큼 그가 가족과 동지의 품으로 돌아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석방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시사저널과 이건희 고려대 명예박사 수여식에서 항의하던 학생들이 출교징계를 당한 사태사태를 예를 들며 “대통령에 대해서는 누구나 쉽게 욕하지만 이건희에게는 쉽게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더군나 “그 절대권력에 맞서 싸우면서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지키고자했던 김 위원장은 벌서 세 번째 겨울을 감옥에서 보내고 있다”며 “노동자를 탄압해 온 삼성은 그대로 나두고 그만 옥에 가둬 놓은 사회를 민주주의나 법치국가니 운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회견에 참석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책을 출간하는 자리에서 축사를 하긴커녕 규탄발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엠네스티의 양심수 선언은 참여정부와 삼성재벌에 대한 국제사회의 준엄한 심판인 만큼 그를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단병호 의원도 “그의 투쟁을 우리가 이어가고, 그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싸워야 하는 것이 남겨진 우리의 몫”임을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96년 이천전기에서 해고된 이후 2000년 삼성그룹 해고노동자 원직복직 투쟁위원회 결성을 거쳐 2003년에는 삼성일반노조를 건설하는 등 삼성에 맞서 싸워왔다. 그러다 지난 2005년 삼성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구속돼, 3년5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현재도 복역 중인 상태다. 국제엠네스티는 노동3권 보장과 삼성재벌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 투쟁해 온 그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 2월 그를 한국 노동자로서는 최초로 양심수로 선정했다.
 
"삼성은 유죄, 김성환 무죄"
김성환씨 옥중투쟁 담은 수기 출판
김성환 위원장의 지난 2년간의 옥중 투쟁을 담은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삶의 보이는 창)이 지난달 15일 출간됐다. 이에 6일 출간 기념식도 열렸다. 이 책은 지난 2003년 출판된 『삼성재벌 무노조 탄압백서』의 연장선에 있다. 삼성재벌에 대한 비판과 그에 맞서온 노동자들의 수기를 담은 후속편인 것이다.


이 책에는 김 위원장이 지난 2년 동안 옥고를 치려면서 썼던 글들이 담겨 있다. 아울러 학계와 노동계 등 사회각계 인사들의 연대와 삼성재벌의 부도덕함을 밝히는 비판의 글도 있다.


1부 ‘삼성은 유죄, 김성환은 무죄’에서는 김세균 서울대 교수와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조준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등이 삼성재벌을 비판하는 글을 담았다. 2부 ‘삼성의 그늘 아래 숨죽인 인권’에서는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과 조돈문 카톨릭대 교수 등이 삼성의 인권탄압의 사례와 김성환 위원장의 투쟁을 지지하는 글들을 실었다. 여기서 홍세화 위원은 “무노조 경영 논리가 삼성맨들 뿐만 아니라 이를 꿈꾸는 사람들과 수많은 사회구성원에게도 먹혀들고 있다”며 “바로 이 점이 사회 환경이 바뀐 현 시점에서도 과거와 다르지 않은 삼성의 노조설립 방해와 탄압이 자행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를 “몸은 노동자이되 의식은 노동자가 아닌 자기정체성 결여”라고 규정하며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고 있다.


3부와 4부에서는 김성환 위원장의 옥중투쟁과 그 과정에서 그가 쓴 편지들과 시들을 담겼다. 특히 그가 쓴 옥중편지와 시들은 가식 없이 자신의 심정을 담담히 표현해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5부에서는 지금도 ‘무노조 경영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삼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부인이며 동지인 임경옥씨는 이날 기념식을 겸한 기자회견에 나와 “양대노총을 비롯한 인권사회단체 등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혀 사회에 군림하고 있는 삼성재벌의 실태를 직시하고 이를 규탄하는 행동에 나서기를 바란다”는 일념을 전하기도 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3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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