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낙하산 저지 투쟁지원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현안 사업장 챙기기에 분주하다.

금융노조는 23일 금융노조 내 소회의실을 ‘투쟁지원 상황실’로 재편하고, 상근 간부를 상주시키면서 우리은행지부, 기업은행지부, 전북은행지부 등의 행장 선임 관련 투쟁을 지원키로 했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낙하산 인사가 단행될 것을 우려하면서 ‘투명한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회장, 우리은행장, 기업은행장 등의 선임 과정은 밀실 야합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게 금융노조의 판단이다.

금융노조 내부에선 대의원대회 이후 “2000년 7.11 총파업 이후 다시 한 번 금융권 노동자가 총파업에 나서야 할 시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당초 금융노조는 오는 3~4월 경에 국책금융기관 지부들을 중심으로 ‘자율경영쟁취’를 위한 대규모 투쟁을 예고했으나, 낙하산 인사 저지투쟁이 대의원대회 이후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투쟁이 예상보다 빨리 점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2월말부터 기업은행지부, 우리은행지부 등 금융노조 산하 대형지부에서 투쟁이 점화되고, 이런 분위기가 3~4월로 이어져 산별공동임단협 시기와 맞물릴 경우 예상치 않은 파급효과를 불러 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노조가 국책금융기관과 더불어 농협중앙회지부의 신경분리 반대투쟁, 외환은행지부의 론스타게이트 의혹규명 투쟁까지 묶어낼 경우, 2000년 7월11일 총파업 이후 금융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재현될 수 있는 분위기는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0년 7월11일 총파업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언급한 “은행권 구조조정 지속”이라는 발언을 계기로 촉발됐듯이, 현재의 금융노조 안팎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게 현실이다.

김동만 위원장도 23일 우리은행지부 투쟁 발대식에 참석해 현장에서 투쟁지원 상황실 설치를 지시하고,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행장으로 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을 보이면서, “대의원 대회 이후 투쟁의 시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26일 마석모란 공원을 방문해 전태일, 김태환 열사를 참배한 후 투쟁의 열기를 모아나갈 예정이며, 기업은행지부도 23일 상임간부 워크숍을 개최하고 향후 투쟁일정을 세웠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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