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복수노조 허용 및 전임자임금 지급금지 3년 유예를 골자로 하는 노사관계 선진화방안 9·11 노사정 합의와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를 ‘올해 뉴스 1위’로 꼽았다. 뒤를 이어 비정규 관련 법안 국회 통과가 2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노총 간부들은 지난 2년여에 걸쳐 노동계를 뒤흔들었던 법제도 개정 관련 소식을 올해 가장 주요했던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은 12월 한달 동안 중앙 사무총국을 비롯한 산하 조직 간부들, 일부 노동전문기자 등 모두 11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자체 조사한 이같은 ‘2006년 한국노총 10대 뉴스’ 결과를 26일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 결과를 매월 발행하고 있는 한국노총 기관지 12월호에 실을 예정이다. 신문은 27일 발간된다.

이 결과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노사관계 로드맵과 비정규 관련법 국회 통과를 각각 1위와 2위로 꼽았다. 117명에게 19개의 ‘보기’를 주고 무작위로 10개를 선택하게 한 결과, 1위는 105표, 2위는 102표를 얻었다.

한국노총은 로드맵 합의와 이 내용을 반영한 법안의 국회통과를 사회적 대화의 결정체로 평가했다.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노사관계로 탈바꿈하는 계기였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와 법안의 국회통과를 계기로 한국노총은 이같은 노사관계 문화를 더욱 확산시켜 나간다는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비정규 관련법은 지난 2년 동안 국회주도의 노사정 협상, 인권위원회의 개선권고안 채택, 한국노총의 최종안 발표, 민주노총의 저지 총파업 등 굵직굵직한 여러 사건들을 남기면서, 결국 지난 11월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1월 최종안을 발표한 이후 안팎의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비정규 관련법마저 여야정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1년 동안 처리가 미뤄져, 한국노총의 발목을 잡아왔다.

3위는 한국노총이 지난달 25일 개최한 ‘전국노동자대회’가 차지했다. 한국노총은 이 대회를 “96~97년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 이후 가장 많은 조합원들이 참가한 집회”라고 평가했다. 자체 집계로 7만명. 이날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사전 평화집회 선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95표를 얻었다.

4위는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의 9·11 합의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폭행, 한국노총 및 전해투 소속 해고자들의 한국노총 건물 점거투쟁으로 격화된 양대노총의 대립이 선정됐다. 90표를 얻었다. 양대노총은 이같은 사건 이후 서로에 대해 ‘해체하라’는 선정적인 단어를 동원해 공격했으며 여전히 대립관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이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운동이념과 기조·전략을 채택하고 상징물과 노총가를 개정한 일은 88표를 얻으며 5위에 올라섰다. 한국노총은 지난 3월10일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평등복지사회 실현 그리고 이를 위한 참여와 사회연대적 노동조합주의’를 새로운 운동이념 및 기조로 내세웠다. 과거 어용적 악습에서 벗어나는 한편, 대립과 투쟁으로 일관했던 한국노동운동을 새롭게 재편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던 ‘노사발전재단 설립 노사정위 합의’는 6위에 그쳤다. 한국노총 내에서는 핵심사업 중 하나였으나 70표를 얻었다. 현재 노사발전재단은 준비위를 구성한 상태이며, 내년 2월 국재노동재단과 병립하는 형태로 설립이 추진 중에 있다. 그럼에도 설문 응답자의 약 60%만이 이를 선택해 아직까지 폭넓은 관심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7위에는 66표를 받은 ‘한국노총 ILO 아태지역 총회 전면 철수’가 선정됐고 ‘한미FTA 반대투쟁 … 미국 및 제주도 원정투쟁’이 65표를 얻어 8위를 차지했다. 9위는 60표를 얻은 ‘외국인 직접투자유치 활동 … 뉴욕, 일본 IR 참석’이 선정됐다. 아울러 ‘수해복구, 도서벽지 어린이 국제문화체험캠프, 연말 나눔실천 더하기 나누기’ 사업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노총의 사회공헌활동’과 ‘산업재해보험 법제도 개선에 대한 노사정 합의’가 각각 58표를 얻어 공동 10위에 올랐다.

이밖에 ‘한국노총 순직노동운동가 추모비 건립 … 김태환 열사 등 22명 등재’와 ‘김태환 열사 추모사업회 발족 및 1주기 추모사업 활동’도 각각 14위와 15위를 차지하면서 한국노총 간부들에게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돼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노총은 이같은 열사를 기리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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