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슬아슬한 줄타기’. 지난 15일 마감된 철도노조의 산별전환 투표를 지켜본 사람들의 표현입니다. 개표는 오후1시에 시작됐습니다. 애초 결과가 금새 판정이 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후6시가 될 때까지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개표 결과 68.44%, 2/3를 2% 가량 넘는 찬성율이었습니다.

- 예측들이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결을 위한 찬성의 마지노선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봤습니다. 준비 기간이 짧았고 내부에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놀랐습니다. 어떤 이는 “이것이 조합원들의 의식”이라고 합니다. 예측했던 사람들보다 한수 위라는 얘기죠.

- 아슬아슬 줄타기를 했지만 거대한 조직, 철도노조는 거대한 실험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실험은 어떻든 길을 만들 겁니다.

오죽 했으면 화장실 때문에 파업을 했겠나…

-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최근 문을 연 홈에버(구 한국까르푸)를 찾는 매장객들과 노동자들이 화장실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죠?

- 그렇습니다. 최근 잇달아 문을 연 홈에버 매장들의 화장실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오물이 넘치는가 하면, 일부 화장실은 변기까지 고장나 직원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 새롭게 단장한 대형 할인매장의 시설이 왜 이렇게 엉망인 거죠?

- 이 회사 노조는 “제대로 공사를 마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오픈을 강행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파업을 벌인 울산건설플랜트노조가 그토록 격렬하게 저항한 이유는 ‘샤워실 식당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를 관철하기 위함이었다”며 “사측은 매출에만 연연할 게 아니라, 직원들의 복리후생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금횡령하고도 명예라는 것이 있나

- 두산중공업이 회삿돈을 횡령한 박용성 전 회장을 비난하는 글을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올린 직원을 인사위원회를 거쳐 권고사직이라는 징계를 내렸다고 합니다.

- 이 직원은 지난해 두산그룹 ‘형제의 난’이 터진 뒤 필명으로 홈페이지에 관련 신문기사를 올리거나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측이 이것을 지난 1월 명예훼손으로 창원지검에 고발했고, 경찰 사이버수사대의 수사 결과 게시자가 이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이후 이 직원은 경찰에 긴급체포돼 수사를 받았지만 사측에서 고소를 취하해 풀려났습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10월말 사측이 인사위원회를 열어 권고사직 처분을 한 것입니다. 이유는 게시물을 통해 경영진과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입니다.

-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수천억원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실형이 확정된 박씨 일가입니다. 당사자와 노조는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들에게 무엇이 명예훼손인지 모르겠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조직 출신, 전문직 가릴 것 없이 동참하자.

- 화학노련에서 징계해고 당한 임준택 전 정책실장과 윤갑숙 전 총무부장에 대해 같이 일하는 간부들이 따뜻한 정성을 모으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죠?

- 네, 한국노총과 산하 조직 및 단위노조에서 일하는 있는 간부들이 지난 10일 이들에 대한 ‘생계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원 모집에 나섰다고 하더군요.

- 특히 이 모임에는 전문직 간부들뿐만 아니라 조직 출신 간부들과 단위노조 위원장들이 동참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생계지원위원회 간사로는 김만재 금속노련 수석부위원장과 최삼태 한전기공 위원장, 나경훈 금융노조 노사대책국장, 정길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 등 4명이 선출됐다고 하더군요.

- 이들은 “두 동지들의 해고를 아파하고 이런 운동현실이 안타까운 모든 사람들”에게 이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아직 참여를 못한 분들은 위 4명의 간사들에게 연락하면 된다고 합니다.
 
<매일노동뉴스> 2006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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