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조정위원장으로 한전 노사의 의견조율을 위해 무려 35시간의 조정현장을 지킨 김원배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보통 민간 사업장의 조정이 1회 3시간여만에 종료되는 것에 비교하면 중노위로서는 엄청난 공을 들인 조정이었다.

그는 이번 한전 조정결과가 "공기업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조가 구조조정이라는 큰 틀을 수용하되 관련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노사가 성실히 협의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 앞으로 공기업 구조조정이나 민영화를 하는 데 있어 하나의 지표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노사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실제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관련한 조정안이 나오게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첫 사례인만큼 어려운 순간도 많았다. 김원배 상임위원은 "정부부처와 관련된 사안이라 일반 노동쟁의와 조건이 엄청나게 달랐다"며 "특히 노조가 산자부 장관의 출석을 요구하며 참석자 위상을 놓고 다툴 때는 곤혹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밤 10시30분경 노조측이 삼성동 본사로 떠나면서 한때 타결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 중재준비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다시 11시25분경 중노위로 오고 있다는 전화연락이 오면서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이면합의'에 대해서는 중노위가 밝힐 사항은 아니라며 입을 다물었다. 다만 그는 "추후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노사가 별도로 합의하지 않았겠냐"며 "금융 구조조정 관련 이면합의 논란에서 흘러나온 것과 같이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되는 식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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