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44일을 맞은 KTX 승무원들이 30일 서울시내를 도보로 돌며 종일 집회를 열었다.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차별을 철폐하라는 요구다.

행진은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불법파견을 적법도급으로 뒤집어 판정한 노동부와 서울지방노동청을 규탄하는 집회를 마친 뒤 시작됐다. 승무원들은 “KTX 승차인원 대 안전담당 승무원 1,000 대 1"이라는 피킷을 들고 "철도공사는 고객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고 쓰인 칼을 찬 채 걷기 시작했다. 철도공사와 노동부가 ‘KTX에서 안전은 열차팀장이, 서비스는 여승무원들이 담당해 왔다’고 말한 것은 거짓말이라는 걸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승무원들은 설명했다.


두번째 도착지는 전태일 거리. 승무원들은 “전태일 열사가 사회적 약자인 피복노동자들을 위해 자신의 몸에 불을 살랐다”며 “당시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쳤지만 아직도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은 집회 뒤 파란색 끈을 팔에 묶고 다시 행진을 진행했다. 파란색 끈에 대해 승무원들은 “진실을 밝혀내고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희망을 상징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행진 뒤 이 파란색 끈을 청계천 다리에 묶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행진을 마치고 KTX 여승무원들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승무원들은 “철도공사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성차별 시정 권고를 받고도 여전히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명숙 국무총리가 정리해고와 장기파업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여승무원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종각역 앞에서 야간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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