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본사를 두고 대전공장 등에 모두 70여명의 노동자를 고용해 농약을 제조·판매하는 업체인 (주)SMBT 소속 노동자들은 요즘 업무시간이 끝나도 퇴근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노조를 결성하고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사장을 비롯한 관리자들의 호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SMBT 노동자 40여명은 지난 7월 권고사직 등 회사의 잦은 인사권 발동에 고용불안을 느껴 화섬노조에 가입했다. 그러나 석 달이 넘도록 제대로 된 단체교섭은 고사하고 해고와 전보발령, 임금체불까지 온갖 불이익만 돌아왔다. 화섬노조에 따르면 SMBT지회가 결성되자, 사측은 ‘노조에서 탈퇴하지 않으면 연봉 계약 시 불이익을 주겠다’, ‘노조에 가입한 관리직들을 모두 생산직으로 발령하겠다’, ‘공장을 폐업하겠다’ 는 등의 엄포를 놓고 노조결성 경위서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또 노조 임원을 맡은 3명에게는 대전공장에서 서울 본사로 발령을 내고, 다른 1명도 전북지점의 영업직으로 전보조치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은 채 권고사직을 통해 2명의 지회 대의원을 해고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 2004년 3월 회사가 설립된 이후로 제때 지급됐던 임금까지 지난 8월부터 체불되기 시작해 조합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영업부 조합원 19명 중 15명이 집단 탈퇴하는 등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SMBT지회는 회사를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노동부에 고발하고 파업 등 강도 높은 투쟁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SMBT지회는 “12일 시한부 경고파업을 벌이는 데 이어 17일까지도 사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23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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