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지출 때문에 개인 파산을 신청하는 60세 이상 고령자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이진성 수석부장판사)의 개인파산·회생제도 운영실태 분석자료에 따르면, 개인파산 신청자 중 60세 이상 비율이 2004년 6.3%에서 2005년 9.7%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 1~8월에는 11.5%로 늘어나 매년 급증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령층의 개인파산 증가와 함께 개인파산 원인에서 '병원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병원비 때문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지난 2004년 1.3%에서 지난해 3.2%, 올 1월부터 8월까지 6.8%로 나타나 3년새 5배나 늘었다.

이진성 수석부장판사는 “뚜렷한 노후 대책이 없는 고령 채무자의 의료비 지출에 따른 개인 파산 증가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사회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때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20대의 개인파산 신청 비율은 2004년 12.8%에서 2005년 8.5%, 올 들어 8월까지는 4.9%로 뚜렷한 감소세를 기록, 노령층의 파산신청 급증 현상과 대조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은 파산상태에 이른 후 파산신청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이유로는 △카드 돌려막기 등의 방법으로 빚을 내 기존 빚을 변제하느라(56.7%) △파산제도가 있는지 몰라서(22.6%) △보증인에 대한 피해 걱정(5.8%)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2004년 9월 개인파산 제도가 첫 시행된 이래 신청자수는 2004년 1만2,317명에서 2005년 3만8,773명, 올 들어 7월까지 6만840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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