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9일부터 9월1일까지 부산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가 개최됐다. 이번 아태총회에서는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41개국의 노사정 대표들이 논의한 끝에 “양질의 일자리 10년(Decent Work Decade)” 개시를 선언하고 국가별 및 지역별 이행을 강조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이번 ILO 아태총회에 대한 평가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노동·사회정책 분야에서 국제연합(UN)과 국제노동기구(ILO)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국제사회 구성원인 모든 국가에서 인간다운 노동조건의 확립과 경제적 불균형의 해소 그리고 빈곤의 탈피라고 할 수 있다.

ILO는 이러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어젠다로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를 1999년 총회에서 처음 제기하였다. 당시 사무총장의 보고서에 의하면, ‘양질의 일자리’는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자유, 평등, 안전, 인권이라는 보편적 조건하에서 보다 온전하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정의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의제 설정의 배경

그 이후 ILO는 각 회원 국가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목표 달성을 위한 각 국가별 추진전략과 어젠다를 세울 것을 권고하였고 지난 8월29일~9월1일 부산에서 개최된 제14차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되어 아태지역 각 국가별로 진행된 그간의 성과를 종합 보고하고 향후 2015년까지 아시아 대륙에 있는 모든 국가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아시아 양질의 일자리 10년(Asia Decent Work Decade)’을 계획하고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에 따라 각 국가는 양질의 일자리 의제의 4대 축인 ‘노동의 권리’, ‘고용’, ‘사회적 보호’, 및 ‘사회적 대화’ 측면에서 달성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목표를 설정하고, 자체의 국가의제를 형성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지역협력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증진하여 회원 국가들이 상호유익한 공통의 관심영역을 함께 개발하고 성공사례를 공유하며, 그에 기초하여 가장 효과적인 전략과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하기로 결의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총회의 결의를 추진하고 실천하는 데 있어서 삼자주의와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10년간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전략과제 설정

향후 10년간 양질의 일자리의 창출과 빈곤감소를 위해 아시아 지역의 각 국가들에서 추진해야 할 우선 과제들로 ILO 아태지역 부산총회는 다음과 같은 전략과제들을 설정하였다.

(1) 노동에서의 기본원칙과 권리존중 및 핵심 노동기준 비준의 증진
(2) 지속적인 생산성 증가 및 경쟁력 있는 경제 증진
(3)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유지
(4) 비공식 부문, 특히 농촌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증진
(5) 고용가능성의 상시제고를 위한 직업능력개발 체계구축과 평생학습 기회증진
(6) 청년층의 고용안정을 위한 학교에서 직장으로의 원활한 전환 및 우수사례 공유
(7) 사회적 파트너 및 노동행정의 역량 강화
(8) 모든 형태의 아동노동에 대한 금지
(9) 이주 노동자들의 권리보호와 균등대우의 실현
(10) 온전하고 생산적인 고용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정책 거버넌스 개선
(11) 노동시장의 공정성 증진을 위한 노사협력과 사회적 대화의 파트너십 구축
(12) 고용기회에 있어서의 양성평등의 실현 (일과 가정의 양립 포함)
(13) 장애인, 강제노동 피해자,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보호의 제고
(14) 비공식 부문의 근로자들을 포괄하는 사회적 보호의 확대와 실효성 증진
(15) 산업안전보건 수준의 제고

지역협력틀 바탕 노사정 이니셔티브 장려

이번 총회에서는 이러한 전략과제들을 실천하는 데에서 아·태지역 지역 협력틀을 바탕으로 정보, 지식, 경험, 전문성을 공유하기 위한 노사정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미 시작된 지역협력 이니셔티브 중에는 (a)아·태지역의 직업능력 및 고용가능성 프로그램(Skills-AP) 등과 같은 직업능력 지역네트워크, (b)이주노동에 대한 ILO 다자간 협의틀, (c)양질의 일자리 지표(<표> ILO의 Decent Work 측정을 위한 10개의 차원과 세부지표)에 대한 지역 데이터베이스 등이 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하여 ILO ‘양질의 일자리’ 의제가 아·태 지역의 지속적인 빈곤탈피에 기여하고, 국가들 간에 점증하는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며, 그 결과 UN이 21세기를 맞아 선언한 밀레니엄발전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달성에 중대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경제발전’과 ‘사회적 평등’이라는 목표가 균형을 이루는 ‘공정한 세계화’로의 진전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이번 총회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엔 “사회적 대화의 파트너십 증진” 주문

특히 이번 총회에서 발표된 총장의 보고서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어젠다 발전과 관련하여 각국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우선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위에 제시된 (11)번째 과제에 해당하는 ‘(노동시장의 공정성 증진을 위한) 노사협력과 사회적 대화의 파트너십 증진’을 주문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목표를 위해 추구되어야 할 다른 우선과제들 - 지속성장과 균형발전, 고용안정, 일과 가정의 양립, 산업안전 등 - 이 많은 가운데 ILO에서 특히 ‘사회적 대화’ 부문의 발전을 주문한 것은 우리의 경우 노사관계에 있어서 사회적 파트너십과 대화의 진전이 어떤 과제보다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국가적 과제임을 암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사정 파트너들은 앞으로 10년간 추진될 ‘아시아 양질의 일자리 10년’ 프로젝트의 마무리에서 우리가 ‘사회적 대화’ 부문에 바람직한 결과와 괄목할만한 발전을 보고할 수 있도록 이번 ILO 아태지역총회의 권고사항을 아프게 듣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생의 노사관계 파트너십과 대화의 틀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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