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업식이나 취임식 등 좋은 행사에 가면 축하의 뜻으로 보낸 화분과 화환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은 이것마저도 일회성 낭비라고 사절하는 경우가 많지만요.

- 공무원노조 탄압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경남본부 기자회견장에 경남도가 보낸 화분이 즐비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공무원노조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김태호 도지사가 기자회견을 축하한다고 보냈을 리는 만무하고….

- 알고 봤더니 경남도가 도청 앞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을 방해하려고 미리 설치한 대형 화분이었다고 합니다. 아시죠. 큰길가나 공원을 장식하기 위해 놓인 대형화분요. 무려 27개나 됐다고 합니다. 도청 관계자의 공식 해명은 “경남의 얼굴이랄 수 있는 이곳에서 집회가 계속 열려 설치했다”는 것입니다.

- 그렇다고 기자회견을 못할 리는 없겠죠. 아마도 9일 창원에서 열리는 전국공무원 노동자대회를 앞두고 천막농성이라도 할까봐 미리 장애물을 설치한 것 같습니다.

- 화분 때문에 기자회견 그림도 잘 나오고 좋긴 한데, 화분으로 기자회견과 집회를 막겠다는 경남도의 발상 자체가 참 유치하지 않습니까.

가시밭길

- 지난 30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조창형 전국공무원노조 경기지역본부장의 면담 내용이 노조에 의해 공개됐습니다. 공무원노조 경기도청 사무실은 지난 5월 손학규 전 지사에 의해, 강제 폐쇄되고 철판으로 용접된 상태입니다.

- 노조가 폐쇄된 사무실을 열어달라고 요청한데 대해, 김문수 지사는 “설립신고 이후에 열어줄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김 지사가 여러 차례 한 말이 “합법화하는 것이 유리하니, 가시밭길을 길게 가지 말라”는 말이었습니다.

- 노조가 “도지사를 대상으로 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에 대해서도, “나는 어렵지 않다, 여러분이 편한 길을 가시라”고 답했습니다.

- 도지사는 ‘합법화’만 되풀이 하며, “설립신고를 할 것”을 시종 강조했습니다. 진보정당이라는 '가시밭길'을 걷다 말고 오래지 않아 '편한 길'을 택한 김문수 지사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요?

수배당한 김에 해외연대 사업

- 경기도건설노조 간부들이 공갈혐의 등으로 체포된 것과 관련해 수배당한 이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해외에서 활발한 연대사업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수배당했는데 어떻게 해외로 나가지요?

- 수배당한 뒤에 나간 것이 아니고요. 이 부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이주노동자 정책 연구조사를 위해 독일로 출국했다가 26일 체포영장 발부소식을 듣고 입국을 미뤄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국내에 들어올 수도 없어서 지난 1일 독일에서 호주로 이동해 호주 건설노조, 호주 건설임업광업에너지노조, 멜버른 버스트럭노조, 시드니 청소노조, 시드니 선박노조 등과 한국정부의 노동자 탄압 상황을 설명하고 연대사업을 논의했다고 하는 군요.

- 떡본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배당한 김에 국제연대활동을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군요.

- 하지만 이 부위원장이 계속해서 귀국을 못하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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