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들에게 언론플레이가 아닌 일관된 언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요. 여기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 김태호 경남도지사, 그는 2004년 6·5 재보궐선거에서 최연소 광역단체장으로 기록되며 경남도지사에 당선됐고,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사람입니다. 김 지사는 재보궐선거 당선 후 도청 간부공무원들에게 '경남도청을 망하게 하는 법'을 연구해서 리포트로 제출하도록 해 주목받았습니다.

- 망하는 법을 각인시켜 흥하는 법을 일깨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여론은 젊은 도지사의 신선한 발상에 열광하며 높은 기대를 보냈습니다. 이즈음 김 지사는 집무실에 한반도 중심의 동북아 지도를 거꾸로 걸어 역발상의 극치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그러던 그가 얼마 전 대규모 인사를 실시했는데 선거보은용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자기 사람 심기 △파벌 조성 △전문성과 경쟁원리 무시 △외풍이 난무하는 인사라며 “이것은 자신이 2년전 공무원들에게 요구했던 ‘경남도청을 망하게 하는 법’ 인사분야에 적시된 내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 김 지사가 '망하는 법'을 솔선수범해 실천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물론 기억상실, 뭐 이런 것은 아닐 테고요. 재선에 성공하고 나니 여기저기 챙겨야 할 분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정치인의 신선함, 그 유효기간은 과연 며칠이나 되는 것일까요.

“우리 노동자인데, 법원 때문에”

- 특수고용직에 종사하는 일부 노동자들이 ‘특수고용직에 관한 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우리는 노동자라서 필요 없는데 법원이 아니라고 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사건이 있었다죠?

- 네, 조정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2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특수형태근로자 종사자 근로조건 개선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앞서 한국노총에서 사전 모임을 가졌던 덤프, 레미콘, 보험모집인, 컨테이너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왜 특수고용직 관련 법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출퇴근 시간이 있고, 감독관의 실질적인 지휘 통제를 받고…” 등등 자신의 노동자임을 설명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한 한국노총 간부가 “그럼 다 노동자인데 특별법 만들 필요가 없겠네”라고 농담을 던지자 이들은 “우리는 노동자라서 필요 없는데 법원이 아니라고 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고 하네요.

- 또한 이들은 법원에 가면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이것(출퇴근 시간)도 맞고, 저것(지휘감독)도 맞고’라고 3분에 2는 맞다고 하면서도 꼭 결론은 ‘사용자다’라고 낸다”고 불만도 토로했다고도 합니다.

더 넓게, 더 강하게, 더 높게

- 공공연맹이 산별전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4조직 통합추진위도 상당히 진전된 안을 내 놓는 등 분위기도 좋다고 합니다.

- 여기에 20일 더 넓게, 더 강하게, 더 높게라는 모토로 ‘산별영상프로젝트 6’가 첫 선을 보였습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이 이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데요. 한 달 반을 사이에 두고 1편씩 제작해 모두 6편의 산별 이야기를 하게 된답니다.

- 6편의 내용은 각각 어떻게 채워집니까?

- 네, 1편은 ‘언제나 아름다운 이야기-투쟁’인데요. 40분 동안 2004년 궤도연대 투쟁 등 과거에 진행됐던 투쟁과 KTX 여승무원, 보육노동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등 현재 일어나고 있는 투쟁들을 보여준답니다.

그런데 아직 1편과 산별 조직 얘기를 하는 2편을 제외하고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군요. 바로 산별건설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현장 소식처럼 담아내겠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입니다. 조합원들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참여하고 호흡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계산입니다.

- 모쪼록 영상에 치열하면서도 튼실한 산별의 모습이 담기길 바랍니다. 그게 공공산별의 미래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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