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투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같은 플랜트 노동인데도 포스코 현장 임금이 다른 현장보다 3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저임금 현상은 포스코가 발주액을 계속 낮추고 포스코건설이 공사금액을 삭감하면서, 외환위기 전보다도 공사단가가 낮아져 하청업체들의 지불능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 건설산업연맹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지역에서 동일노동을 해도 포스코 현장이 타 공사 현장보다 30%이상 낮아 전국 평균보다 낮다”며 “포스코는 건설노동자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실질적 당사자”라고 주장했다.<사진>


건설산업연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광양지역 내에서 발전소 등 다른 플랜트 공사현장 일당이 12만원에서 15만원 사이이지만, 같은 지역의 포스코 현장에서는 같은 노동을 해도 일당이 9만7천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가 유일한 포항지역의 플랜트 현장 일당도 다른 지역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지역 플랜트 현장 일당이 9만7천원인데 비해 여수, 울산 등의 지역 플랜트 현장은 최저 일당 12만원에서 최고 1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표1 참조> 특히, 단협을 체결하지 못한 포항건설노조 목공철근분회 소속 일당 9만7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9만원에서 9만5천원 사이의 일당을 받고 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지난 6월 한달간 파업을 벌였던 대구경북건설노조의 경우 목수 일당이 10만원에서 12만원이었다는 점을 본다면 포항지역의 경우 이보다도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포항 지역과 포스코 현장의 상대적인 저임금 현상은 낮은 가격의 하도급 구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하청업체를 상대로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교섭에서 업체들은 저가 하도급으로 인한 지불능력을 호소하고 있다”며, “동일 지역 내에 타 공사현장과 비교해 포스코 현장의 저임금이 구조화되고 있는 것은 포스코가 저가하도급을 구조화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포스코를 발주처로 두고 있는 포항제철과 광양제철은 98년 이전에는 설계가의 95% 정도에서 발주해 왔지만 현재는 원가 절감을 이유로 73%선에서 발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청인 포스코건설에서는 공사금액에서 20%이상을 삭감해 이윤으로 남겨 공사금액을 재산정하고, 이중에서도 82%만을 하도급화 하는 방식으로 저가도급을 구조화 하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포스코건설은 하청업체 입찰 과정에서 일정금액 이상으로 입찰하게 되면 아예 유찰시키는 방법을 통해 저가도급과 덤핑수주를 구조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하청업체들이 입찰한 포스코 현장의 최근 공사단가 변화 추이를 보면, 1996년 166만원이었던 철물제작설치비가 2001년에는 오히려 155만원으로 하락했다. 또 1995년 93만1천원이었던 0.5톤 이하의 일반기기류 공사도 2003년에는 67만8천원으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공사단가 하락세를 보였다.<표2 참조>


최명선 건설산업연맹 선전부장은 “물가 상승에 따라 발주액과 공사금액도 동반상승돼야 하는데도 오히려 공사 단가는 IMF 이전보다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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