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 사태를 일으켰던 위탁급식 문제가 학교뿐 아니라 병원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급식사태의 정점에 서 있는 CJ푸드시스템이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병원은 77곳에 이르고 특히 어린이병원 등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곳에서도 위탁급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침을 내려 위탁급식을 부추기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병원노조협의회는 27일 “환자에게 병원식사는 단순히 밥 한끼가 아니라 치료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며 “환자와 직원의 건강을 위협하는 병원급식의 외주위탁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해당 노동자를 정규직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노협은 “국민을 놀라게 하고 있는 급식사고는 CJ푸드시스템이 학교 급식에서만 손을 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CJ푸드의 급식을 받는 병원은 77곳이나 되지만 이번 사고로 급식이 중단된 곳은 두곳에 그친다고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위탁급식은 식이치료를 해야만 하는 환자들과 음식에 민감한 어린이병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게 병노협의 지적이다. 일부 음식은 위탁업체가 만들지 못해 다른 곳에서 공수해오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병노협은 “저단백 식사에 간식으로 나가는 젤러트는 위탁업체에서 만들지 못해 직영식당을 운영하는 서울대병원에서 가져다 쓴다”며 “면역력이나 체력에서 어른들보다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어린이들이 위탁급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직영으로 운영하던 급식을 삼성에버랜드로 위탁하고 최근에는 LG아워콤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위탁급식을 반대하는 노조가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병노협은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국공립병원의 비정규직이 26%에 달해 1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외주위탁으로 인한 급식사고의 가능성과 함께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노협은 “병원 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 것과 아울러 급식사고 가능성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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