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총파업은 훨씬 더 파괴력이 있을 것이다"

정부가 지난 7월의 노정합의를 유명무실화 할 경우에 대비, 2차 총파업을 '경고'하고 있는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은 한번의 '경험'과 불참 노조들의 가세 등으로 다음 번 파업의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관련 "또 다시 사람을 자른다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구조조정의 문제점은.

=은행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인원 절감과 합병, 점포 축소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건 구조'조정'이 아닌 구조'축소'다. 당연히 정부 정책이 현장 금융노동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IMF가 요구하는 데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면.

=국내 금융자본을 3, 4개 은행으로 만들고 부실은행끼리 합병하는 게 금융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준다는 건지 모르겠다. 또 IMF 요구대로 연봉제로 가는 초석인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추진하고 한다. 국책은행도 아닌 자율 경영이 보장된 나머지 은행들에게까지 정부가 왈가왈부한다면, 대한민국엔 정부 밖에 노사도, 시장도 없다는 얘긴가.

-그럼 노조의 요구는 무엇인가.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국내 금융자본을 보호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실제 스웨덴이나 네덜란드의 경우 IMF가 왔을 때 국내 금융자본 보호정책을 취했다. 국내 금융기관을 국유화하고 이들을 보증해준 결과,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지지 않았고 부실화도 없었다. 이렇게 위기를 넘긴 뒤 정부는 은행에게 자율성을 보장해 줬고, 그 결과 3∼5년 뒤 금융기관들 전부가 건강해져 민영화시킬 때도 정부는 투자한 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었다.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 더 이상 인력감축은 없나.

=지주회사로 갈 때 또 인력감축을 한다는 것은 노정합의와 맞지 않다. 사실 지난번 총파업에서 노정합의 뿐 아니라 이면합의도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다. 당시엔 그런 것 없다고 부인했지만, 정부가 또 다시 문제를 야기할 경우 터트릴 각오다. 지주회사를 하면서 또 자른다는 말인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번 총파업 당시 노정합의를 정부가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퇴직금 누진제 폐지, 각종 제도의 변경 요구, 그리고 지주회사 부분도 이미 밑그림을 갖고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분위기다. 그래서 우리는 2차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한차례 경험해 2차 총파업에 들어가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더욱이 지난 파업에 불참했던 조직들도 가세할 태세여서 2차 총파업은 훨씬 더 파괴력이 있을 것이다.

-한국노총 총파업과 관련한 계획은.

=총파업이란 게 수시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금융의 현안 문제 등 여건상 금융의 2차 총파업과 한국노총의 총파업은 시기적으로 좀 안 맞는다. 금융의 2차 총파업 때 타 조직이 적극 결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각종 집회와 투쟁사업엔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2차 총파업과 관련한 쟁점이 언제쯤 부상하리라 보는지.

=올 연말 정도는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분위기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본다.

-아직도 7월 총파업의 피로 증후군으로 조직이 침체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농협, 국민, 기업, 서울은행 등 주요한 큰 조직들이 대부분 선거를 치르고 있다. 선거 기간 중엔 활동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내년 1월 정도가 되면 모두 재정비될 것이다.

-내년도를 산별노조 완성의 해로 설정했다.

=내년 말이면 연맹이 자동 소멸돼 산별조직은 무조건 완성된다. 하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까지 계속 재정 인력, 교섭 부분들을 정착시킬 것이다. 농협중앙회노조도 곧 산별도 들어오리라 본다. 그렇게 되면 90% 이상이 산별에 참여하게 된다. 내년 한해는 실질적인 산별 중심의 활동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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