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25일 건설업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폐지키로 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개악’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노동부에 따르면 건설업은 현행 120억원 이상 건설현장(토목공사 150억원 이상)에 산업안전보건위 또는 협의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모두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근로자대표 및 근로자대표가 지명하는 근로자가 참여토록 하고 있다. 운영은 3개월에 1회, 심의·의결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산업안전보건위를 폐지하고 협의체로 대체토록 하는 한편 ‘일반적으로 노·사 동수’, 도급인·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 대표가 참여한다는 내용으로 변경했다. 대신 1개월에 1회, 협의기능을 둔다고 명시했다.<표 참조>

건설업 산안위와 개정 협의체의 비교
구분현행 산업안전보건위원회(산안위) 구성?운영협의체 구성?운영 개정(안)
설치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는 경우
협의체를 활용하여
산안위를 구성하는 경우
산안위를 협의체로 대체
대상120억원이상 건설현장
(토목공사 150억원이상)
120억원이상 건설현장
(토목공사 150억원이상)
120억원이상 건설현장
(토목공사 150억원이상)
구성ㅇ 노?사 동수
- 당해 사업 대표, 대표가
지명하는 자
- 근로자대표 및 근로자대표가 지명하는 근로자
- 안전관리자 및 명예산업안전감독관
ㅇ 노?사 동수
- 원?하도급 사업주 >
- 근로자대표 및 근로자대표가
지명하는 근로자
- 안전관리자 및 명예산업안전감독관
※ 근로자대표 : 원도급인 및 하도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 모두를 대표하는 근로자대표
ㅇ일반적으로 노?사 동수
- 원?하도급 사업주
-도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대표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대표
- 안전관리자 및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운영ㅇ 3월에 1회
ㅇ 심의?의결 기능
ㅇ 3월에 1회
ㅇ 심의?의결 기능
※ 협의체를 활용하여 구성할 뿐 운영은 산안위와 동일
ㅇ 1월에 1회
ㅇ 협의 기능
※ 협의체의 협의사항은 산안위의 심의사항과 유사

그러나 이는 그동안 산업안전보건위가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동자 활동을 보장하는 대표적 기구였다는 점에서 이를 폐지하는 자체가 대폭적으로 후퇴하는 ‘개악’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협의체는 현행 ‘노·사 동수’란 규정을 ‘일반적으로 노·사 동수’로 바꿔 사실상 노·사 동수 규정을 깬 데다 ‘근로자대표 및 근로자대표 지명 근로자’ 참여의 길도 막아놓았다는 지적이다. 또한 1개월에 1회로 협의체 개최 횟수는 단축시켰으나 현행 심의·의결 기능을 구속력 없는 ‘협의 기능’으로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사실상 그동안 건설업계 및 규제개혁단에서 제기해온 규제완화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맹(위원장 남궁현)은 이와 관련해 25일 성명을 내 “건설노조에선 수년 전부터 건설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위를 구성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경기도, 여수, 전남동부, 포항 건설노조 등에서 현장의 노동자대표를 선출하고 원도급, 하도급이 참가하는 산업안전보건위를 구성해 산재예방 활동을 벌여왔다”며 “그런데 산재예방 주무부처인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위를 건설현장에서 맞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건설현장 ‘산업안전보건위 폐지’ 입법예고를 해 건설현장 산재예방 정책을 포기했음을 선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한 관계자는 “건설현장은 작업공정이 짧고 작업이동이 수시로 이뤄져 산업안전보건위를 구성하기가 여의치 않아 합리적 방안으로 협의체로의 전환을 하기로 한 것”이라며 “협의체는 산업안전보건위보다 구속력은 떨어지지만 협의체를 구성하지 않을 때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어 크게 구속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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