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민주택시연맹 및 3기 민주택시노조 위원장으로 재당선된 구수영 위원장 당선자<사진>를 지난 21일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가 진행된 여의도 국회 앞에서 만났다. 구수영 위원장 당선자는 “전 산업 전 업종을 망라해 가장 열악한 직업군으로 전락한 택시판을 생각하면, 당선의 기쁨을 느낄 여유가 없다”며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라 생각하고 헌신하는 자세로 조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선 소감을 밝혀 달라.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는 조합원들을 떠올리면 당선의 기쁨을 느낄 겨를이 없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임기 동안 좀더 열심히 했으면 이 정도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산적한 과제가 많고,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 선거 과정에 민주택시의 권위적 조직운영 방식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조직운영 방식이 권위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부 지역 임원선거가 경선구도로 되면서, 상대 후보 흠집내기의 일환으로 ‘권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연맹부터 권위적인 운영방식 있었는지 되돌아볼 생각이다.”

- 민주택시가 일꾼 양성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간부 양성에 소극적이지는 않았다. 다만 택시사업의 특성상, 애써 키워 놓은 간부가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해 조직을 떠나가는 예가 많았다. 간부 양성에 소극적이라기보다는 떠나간 간부들의 공백이 크다는 게 정확한 말이다. 집중적으로 간부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본다.”

- 위원장 재출마 배경이 궁금하다.
“전 산업 전 업종을 포함해 택시가 가장 열악한 업종군으로 전락하고 있다. 택시가 이렇게까지 힘들어진 데에는 조직의 대표였던 ‘나’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게으르게 활동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출마를 접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운동은 ‘하고 싶다’, ‘하기 싫다’는 개인의 입장만으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일부 조직적 요청도 있었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헌신·희생·봉사하면서 운동의 폭을 넓히자는 뜻도 있었다.”

- 복수노조 시대, 민주택시에 득과 실은 무엇인가.
“공격적인 조직화의 문이 열리게 됐다는 점이 이득이다. 체계적으로 준비해 공격적으로 조직활동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 조직이 축소되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제도 변화의 추세에 맞게 조직운영 방식을 혁신해야 할 것이다. 관련해 ‘조직사업단’ 꾸려 복수노조에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상반기 내에 준비 끝내고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 ‘운수산별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운수산별 전망은?
“운수 노동자들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업종별로 흩어져 투쟁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일찌감치 제출된 바 있다. 현재 운수산별을 통해 조직별 내부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제 사업으로의 전면 배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운동의 역동성을 고려해, 민주택시가 중심에서 서서 운수산별의 시대를 만들어 갈 것이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 위력적 운수총파업으로 노동운동에 복무하겠다.”

- 민주택시연맹이 올해로 출범 10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신생 연맹으로 조직 운영상 문제점과 오류를 겪었다. 정치적 판단 미숙도 경험했다. 그러나 택시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시키는 등 성과도 남겼다. 오류나 잘못된 점은 고치고, 성과는 계승할 것이다.”

- 조합원들에게 한 마디.
“앞날이 대단히 불투명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다. 조직·정책 활동으로 택시판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고, 비참한 노동현실을 개선하겠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일구고, 투쟁으로 희망을 만들자.”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