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들이 울산시장 후보로 노옥희 후보를 선택했다. 물론 26일까지 당원 총투표를 거쳐야 하지만 당-민주노총의 합의에 따라 민주노동당 울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노 후보의 경선 승리는 다른 지역에서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울산에서는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박빙의 승부에서 승리했을 뿐이다. 이제 본선이 남았다. 노 후보는 “노동자의 도시에서 노동자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승리를 자신한다. 물론 여기에는 당원과 노동자와 각 진영의 단결이 전제되어야 한다. 23일 오후 노 후보를 전화로 만났다.


- 경선 승리를 축하드린다. 민주노총 총회를 통한 울산시장 후보 추천은 민주노동당 '울산부흥회'로 기획된 것이었다. 생각만큼 흥행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아직 정확한 평가를 안했지만 일단 투표율이 상당히 높았다. 현대자동차노조는 86%였고, 현실적으로 투표에 참가하기 힘든 플랜트노조나 화물연대 등을 빼면 대부분 투표율이 80%를 넘었다. 그 열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높은 투표율로 조합원들에게 민주노동당과의 관계를 환기시키고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론 우리가 왜 민주노동당 후보를 뽑느냐는 물음도 끝까지 있었다. 많은 조합원에게 단순한 투표행위 이상의 것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은 한계였다. 극복해야 할 과제다.”

- 민주노총 경선 막판에 불협화음이 터졌다. 경선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정견이 다른 조직이 당내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당내에서의 경쟁일 뿐이다.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이름을 걸고 함께 살고 함께 죽는 공동운명체다. 이쪽저쪽 진영에서 모두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구청장 후보까지 냈다. 따로따로 자신들의 후보만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함께 힘을 모아서 민주노동당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섭섭함을 느끼는 당원들이 있다면 전화하고 만나고 토론하면서 풀어 갈 것이다.”

- 특히 세종공업 투표함 처리와 관련해서는 성명서까지 나와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아는데.
“기본적으로 그 문제는 선대본 진영 간의 문제가 아니다. 당시 선관위에서 결론을 내린 것이고 이에 대한 이후의 반발도 선관위에서 책임지고 처리할 부분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가타부타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선관위나 민주노총 울산본부에서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양해를 구할 것은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본격적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계신데, 반응이 어떤가.
“시민들의 반응은 하나로 말하기는 힘들다.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보다 시민들을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른 지역의 동지들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인지도가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제가 울산에서 선생으로, 교육위원으로 교육계에서 오랫 동안 활동하면서 많이 알려져 있다. 이것을 정치인 노옥희로 어떻게 연결시키는가가 관건이다.
그냥 시장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아니라 당선되기 위해서, 당선될 수 있는 능력과 조직과 힘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경선 때문에 선거 준비가 늦어진 것에 대한 걱정도 많다. 선대본을 어떻게 꾸릴 생각인가.
“이것은 울산시당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고 27일까지는 확정될 것이다. 계획하고 있는 것은 울산시당 위원장과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을 중심으로 5개의 각 지역위원회에 선대본 대표자들을 둔다는 것이다. 한국노총과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민주노총 조직을 가동해서 틀을 만들고, 한국노총 울산본부가 직접 결합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계 전체가 힘을 모으게 된다. 물론 김창현 후보도 그동안 누차 공언했던 것처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결합할 것이다.”

- 울산시당에서 준비하고 있겠지만, 본선에서 제시할 공약의 핵심은 무엇인가.
“울산시당 차원에서 지금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큰 틀에서는 사회양극화 해소와 비정규직 차별철폐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외형적으로 성장 위주로만 가는 울산시정을 비판하며 실질소득 2만불에 맞도록 어떻게 복지시스템을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본선은 한나라당과의 2파전이다. 너무도 극명한 대결구도다. 누가 정말 울산시민들을 위한 후보인지 판단하게 만들 것이다.”


- 노동자를 중심으로 굳건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지지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시간이 별로 없다.
“일단 민주노총 내부 경선을 거쳤기 때문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중심이 되어서 힘을 모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민주노총 본부장이 조직적으로 결의해서 선대본을 책임지고 진두지휘 할 계획이다. 그 결집을 통해 한국노총과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의 표를 끌어와야 한다. 울산의 모든 노동자들을 만난다는 계획으로 출퇴근 인사를 하며 움직이고 있다.
울산에서는 노동자들의 생활이 나아져야 소비도 늘고 중소상공인들도 이와 연계돼 생활이 나아진다. 재래시장 방문, 상인들과의 간담회 등 소외된 영역과의 만남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이들에게 주요하게 손에 잡히는 무엇을 주겠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어떤 요구를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들이 직접 참여해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들을 민주노동당 지지로 돌려세우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한나라당 밀어봐야 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 당원 투표가 진행중이다. 당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진보정치 1번지로서 울산에서 전국의 당원들에게 많은 희망을 전했는데 최근에는 울산도 어려운 시기였다. 노동자 시장후보로서 울산의 당원, 노동자들과 함께 다시 한번 큰 흐름을 만들어내겠다. 시장부터 기초의원까지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당선되도록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공약이 한나라당과 어떻게 다른지, 그 차별화가 관건이다. 우리의 진보적 가치가 어떻게 노동자, 서민들에게 희망이 되는지 보여드리겠다. 울산시장은 15만~20만표를 얻으면 당선된다. 울산의 노동자가 40만명이다. 답은 나와 있다. 전국의 당원들과 노동자 동지들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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