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미 지난해 11월 이전에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스크린쿼터 등 통상 4대 현안(농업, 영화, 제약, 자동차 등)을 처리하겠다고 미 의회에게 약속했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는 서한<사진>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이해영 교수(한신대)가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에 공개한 ‘미 의회가 부시 대통령에 지난해 11월17일 보낸 서한’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우리나라와의 교역에 있어 시장접근 상의 어려움과 우리나라의 무역장벽과 관련된 미국 농업, 자동차, 영화 그리고 제약업계의 우려를 광범위하게 청취했으며, △자동차 수입장벽, △의약품 수입장벽, △미국산 소고기 수입금지 △외국영화 상영을 제한하는 스크린쿼터 등 한미 간 통상 4대 현안에 대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미국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미 의회는 서한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쟁점들을 미리 처리할 필요가 있다. 최근(지난해 11월17일 이전) 방미기간 동안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런 쟁점(4대 통상현안)들이 적절한 시점에 처리될 것이라고 우리(미 의회)에게 확신을 줬다”고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해영 교수(한신대)는 “미국 업계, 미국 행정부, 미국 의회의 명백한 압력이 작용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해 11월17일 현안 처리를 약속했음을 알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한 전문>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

우리는 한국과의 무역 및 경제 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데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나타내고자 이 편지를 보냅니다. 한국은 지역적 동맹으로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일곱번째로 큰 무역상대 국가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밀접한 동맹관계와 한국시장 접근성 향상으로 인한 미국 상사, 농민, 수출업자의 잠재적 이익을 감안할 때, 우리는 한국과 전면적인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는 게 미국의 경제적 이해에 득이 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미국 농업, 자동차, 영화, 그리고 제약업계로부터 한국시장 접근의 어려움과 무역장벽 문제에 대해 들어 왔습니다. 우리도 이런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이 미국과 FTA 체결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문제들(농업, 자동차, 영화, 제약 등 4대 통상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방문을 통해 이같은 사안들이 시의적절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보장한 바 있습니다. 우리 의원들은 당신과 함께 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우리는 한국이 우리의 이해를 성공적인 DDA 협상을 통해 증진시키려는 노력에 건설적으로 협조했던 동반자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FTA협상의 잠재적 파트너로서 우리는 한국이 지속적으로 우리와 밀접하게 움직여 줄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세계의 시장에 대해 미국 수출품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려고 하며, 우리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과의 FTA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당신과 이 문제 및 그외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같이 노력할 것을 기대합니다.

2005년 11월 17일
비토 포셀라 외 27인의 하원의원 서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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