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가 체결되면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투기화만 가속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해영 교수(한신대)는 한미FTA 저지 금융부문 공대위 간담회에서 홀워드-드리미어가 분석한 OECD 가입국과 31개 개도국 사이에 체결된 양자투자협정(BIT) 분석을 인용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홀워드-드리미어가 양자투자협정 체결 3년 전과 3년 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 협정체약국에 어떤 의미있는 외국인직접투자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렇다고 할 때 한미 FTA를 체결했을 경우 과연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FD(외국인 직접투자)I가 그렇게 증가할 것이라고 볼 충분한 경험적 근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한미FTA의 투자조항은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한국자본시장의 투기화를 가속화시키고, M&A 아니면 포트폴리오의 가중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한미FTA는 외국인직접투자가 아니라 이들 투기성 자본의 보호장벽만을 강화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대미 상품수지상의 흑자기조가 무너지고, 투자금융부문의 투기화의 가속화와 함께 대미 서비스교역상의 적자누적이 맞물려 오히려 예상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예상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현재 미국은 전서비스부문에 걸쳐 한국에 대해 고강도 자유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은 지금까지 체결한 FTA를 통해 상대국에 따라 서로 다른 추가서비스시장 개방을 요구해 왔으나 한국의 경우 대상이 되는 거의 모든 분야가 협상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이른바 미국의 새로운 FTA ‘골드 스탠다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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