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도 비교섭단체의 배제가 예상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0일부터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법사위 등 일부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두 당이 자리다툼을 하는 등 진통이 예상된다.

조일현 열린우리당, 안경률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국회에서 만나 원 구성을 협의하고 ‘독도특위’와 ‘통일특위’ 구성을 합의했다. 두 당은 오는 25일 수석부대표와 정책위 의장, 정조위원장과 공보부대표 등이 참석하는 양당 정책협의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2004년 전반기 원 구성 당시 여야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다투면서 국회가 약 한 달간 공전되기도 했다.

◇ 상임위원장 다툼 = 두 당은 법사위 등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벌써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에게 상임위원장 자리를 하나 더 달라고 요구, 위원장 배분을 두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조일현 수석부대표는 20일 “한나라당에게 법사위와 교육위원장 자리를 양보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민주노동당 등 소수정당이 법사위를 점거하는 등 의사일정을 방해해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는 일이 잦으므로, 하반기에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경률 수석부대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한나라당은 2004년 총선 직후 전반기 원 구성 당시에 비해 한나라당 의석이 늘어났고 열린우리당 의석이 줄었으므로, 한나라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하나 더 배분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의석 비율이 일부 바뀐 만큼 상임위 정수를 조정할 수는 있지만 위원장 배분 숫자는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전반기 원 구성 당시 우리당 151석(50.67%), 한나라당 121석(40.6%)의 의석비율에 따라 19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우리당 11개(57.89%), 한나라당 8개(42.11%)로 배분했다. 이후 의원직 상실과 탈당 등으로 현재 의석비율은 우리당 142석(57.97%), 한나라당 125석(42.57%)으로 변했다.

◇ 비교섭단체 또 배제? = 비교섭단체인 민주노동당 등 소수야당들은 후반기 원 구성에서는 상임위원장과 국회 부의장을 확보해야 하며, 교섭단체들 위주로 진행되는 원 구성 협상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은 국회 의석과 상임위원장 배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19개 상임위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9개, 한나라당은 8개를 배정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비교섭단체 의원 수가 28명이므로 남은 2개 상임위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게 배분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또 민주노동당은 2명의 국회부의장 가운데 1명을 비교섭단체에게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실제 16대 국회 후반기에서 비교섭단체인 조부영 자민련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됐고, 16대 국회 전반기 윤리특위 의원장도 송광호 자민련 의원이 맡은 전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현재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게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정 협상에 비교섭단체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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