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우간다 출신 압둘씨 부부는 두살배기 딸을 돌볼 처지가 안 돼 안양시에 있는 영아원에 아이를 맡겼다. 이후 부부는 매주 일요일마다 영아원을 방문해 가족의 정을 나누곤 했다. 이렇게 2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이 부부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자신들의 딸은 피부색이 검은 흑인이지만 한국아이들 틈에서 자라나다 보니 우간다 말을 모조리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부부는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딸과 서툰 한국말로 힘겹게 의사소통을 하는 처지가 됐다.

압둘 씨 부부처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은 이주노동자들이 자녀의 교육 및 진료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미취학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한 교육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라, 대부분의 자녀들이 안전사고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한 가운데, 오는 13일 경기도 광주에서 미취학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쉼터가 개소할 예정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지구촌외국인어린이집’으로 이름 붙여진 이 쉼터는 광주 외국인노동자의 집, 유니세프 한국지부,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공동으로 개원하며, 미취학 이주노동자 자녀를 대상으로 무료교육 및 무료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광주 외국인노동자의집’의 김해성 목사는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이 사회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 채 놀림감이 되거나, 스스로 한국어를 배우며 적응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자녀는 물론,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인권을 보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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