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해고자 40여명이 집단 무기한 단식돌입을 선언했다. 한달째 15만볼트 송전탑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이들도 ‘더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단식농성에 뛰어들었다. 최일배 코오롱노조 위원장의 동맥 절단 이후 이들 해고자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그 다음은 나”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한다. 배강욱 화섬연맹 위원장<사진>은 단식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더이상의 끔찍한 희생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민주노총 1층 회의실 한 구석에서 6일째 단식농성 중인 배 위원장을 만났다.


- 6일째 곡기를 끊고 있다.
“코오롱 투쟁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본사 점거투쟁에 이어 이웅렬 회장 집 점거농성까지 시도하면서 조합원들이 구속되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노조위원장이 동맥을 절단하고 연맹 대구본부장이 유서를 쓰고 행방불명되는 등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인 투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을 진정시키면서 투쟁의 중심을 잡기 위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또한 연맹의 각 지역 본부장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의미도 있다."

- 코오롱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배경은?
"최일배 코오롱 노조 지도부에 대한 인정 여부가 관건이다. 회사는 정리해고자와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정리해고의 적법성을 가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심판을 이유로 회사, 검찰 모두 한발 빼고 있다. 특히 회사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책임도 감수하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 하지만 정리해고자의 복직과 노조 인정 없는 교섭은 무의미하다."

- 코오롱뿐 아니라 한국합섬 등 섬유화섬업계 구조조정이 심각하다.
“코오롱 정리해고는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닌 제조업 공동화와 생산기관의 상실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섬유화섬산업이 고부가가치 창출에 실패하면서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노조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이를 ‘투쟁’으로만 막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노사정이 제조공동화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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