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수 경기도본부 신임의장은 지난 7일 열렸던 대의원대회에서 단독후보로 출마해 264명의 대의원 가운데 255명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22일 또 한번의 취임식을 갖는다. 취임식을 맞아 새로운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 이화수 의장에게 지난 평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의장은 “단일후보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산하 대표자들과 조합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표하며 지난 3년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3년을 일궈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올해는 외부로는 지방자치단체선거와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에 대한 투쟁 등 중요한 이슈들이 있고, 도본부 내부적으로는 올해 시작된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 건립을 마무리해야 하는 책임이 그에게 주어져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현장 순회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에 반영하는 한편 지방선거에서도 노동자 혹은 친노동자 후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 건립에 대해서는 이미 도 본부뿐만 아니라 교수, 공무원,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으로 12명의 추진위원회를 꾸린 것처럼 “투명하고 깨끗하게 건립하고 경기도 내 주민들과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시설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지난 임기 동안 공인회계사로 외부외계감사를 구성해 도본부의 운영과 예결산의 투명성을 확보한 것을 나름대로의 자랑으로 꼽았다. 그러나 자신이 조합이기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의 의사를 표했다.

특히 그는 “이번 임기가 도 본부 의장으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다음 선거에는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며 “능력있는 사람은 조직을 위해 오래 일하는 것도 괜찮지만 장기집권보다는 더 훌륭한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문화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장중심, 투명성으로 평가받았다"

약력
53년  1월 5일 출생
77년  평택 홍원제지 입사
81년  홍원제지 위원장 피선
87년  화학노련 조직부장 역임
91년  화학노련 조직국장
96년  화학노련 경기남부지장본부장 피선
99년  화학노련 부위원장 피선
2001년  한국노총 경기도본부 평택지부장 피선
2003년  경기도본부 의장 피선
2005년  한국노총 부위원장 피선
2006년  경기도본부 의장 재선
- 당선 후 22일 취임식을 갖게 됐다.
“경기도본부 산하 대표자들과 조합원들이 단일후보로 출마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었다. 또한 대의원대회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었다. 이같은 지지에 대해 산하 조직 및 조합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임기 동안 열심히 경기도 내의 노동운동의 발전과 도민으로부터 사랑받는 한국노총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 단일후보에 높은 찬성률이었다.
“지난 8대 의장 선거에 출마할 때 공약이 현장중심의 노동운동을 강화하고 투명하게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했던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현장중심을 강화하기 위해 산하 지역지부 및 단위노조에 대한 방문을 많이 했다. 이들의 의견을 듣고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또한 문제가 발생한 사업장은 도본부 차원에서 직접 조사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해 왔다.
아울러 투명한 조직운영을 위해서 지난 2003년 의장에 처음 당선된 이후 곧바로 외부회계감사를 도입해 공인회계감사로부터 매년 감사를 받고 있다. 회기별로 감사를 진행하는데 역시 공인회계감사로부터 자문을 얻고 있다. 도본부의 예산운영에 대해서는 의혹이 생기지 않게 철저하게 운영하고 감사를 받고 있다.”

- 지난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반성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해 왔지만 의견을 달리했던 노조들과 함께 융합하는 노력을 게을리 한 부분은 반성해야 할 것 같다. 노동운동이 조합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데 그런 안일함에 젖어 있던 것 아닌가 반성된다. 선배운동가로서 아쉬움이 크다. 물론 이것은 전반적인 노동계의 한계이기도 하다. 노조 대표자들 스스로가 조합원에 대해 봉사와 희생정신을 가지고 일을 한다는 마음이 중요한데, 현실에서는 어렵기도 하다. 나부터 그런 마음을 갖고 또 노동계 전반적으로 그런 마음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야만 올바른 노동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믿고 대화하는 풍토 아쉬워"

- 올바른 노동운동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노조가 최근 대다수 국민들에게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집단으로 보이고 있다. 이기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조직된 노동자들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이나 실업자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이제 노조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보통 노조활동은 임금교섭이나 단체협약을 맺을 때 파업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았다. 물론 교섭을 하다가 안 되면 파업을 하지만 대화와 타협문화가 향상된다면 보다 다른 방향의 활동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극단적인 투쟁방법은 유효하지 않다. 서로 믿고 대화를 한다면 차선이라도 최선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동운동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운동인 만큼 국민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노동운동 자체가 이 사회의 커다란 세력으로 자라난 만큼 그런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필요성도 생겼다. 그래서 지난해 경기도와 함께 외국 첨단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더 나아가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기술이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함께 노력했다. 그런 부분들이 바로 도민들로부터 노조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 올해 경기도본부 사업에 조직 확대 및 비정규직 조직화가 있다.
“노조의 생명이 조직력이기 때문에 당연히 조직확대사업은 필수다. 특히 비정규직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조직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들은 정규직보다 권익보호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보호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들을 조직하기 위해 경기도본부를 중심으로 일반노조를 건설할 것이고 진행 중에 있다.”

- 올해 지역본부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는 지방자치단체 선거인 것 같다.
“경기도 내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 희망자를 조사했고 약 10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이 도의원이나 시의원이지만 지방단체장 선거에 나가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 대해선 조직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들뿐 아니라 노동자 및 친노동자 후보들에 대한 지원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3월초부터 지역지부 순회 간담회를 진행한다. 그때 지역조직에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도본부 운영에 반영하는 한편 정치활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지지지원을 부탁할 계획이다.”

- 지역본부가 정치세력화의 전초기지이기도 하지만 너무 지방색을 따른다는 비판도 많다.
“한국노총은 녹색사민당을 창당하면서 중앙정치의 한계를 경험했다. 새로운 정치활동의 모델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지역에 맞는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 지역마다 특색이 다른데 이를 한데 모은다는 것은 어렵다. 노동자 후보나 친노동자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조직적인 논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인 만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역과 산별이 같이 가고 함께 해야"

- 지역본부 활동을 해 왔고 앞으로 더 해야 한다. 지역본부만의 특색이 있다면.
“기존 상급단체 활동은 산별활동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지방자치화가 진행되면서 지역에서 할 일들이 더욱 많아졌다. 지역은 조합원들과 더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다. 지역단위 경제 활성화와 산업평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도민들의 지지도 높다. 앞서 밝힌 외국첨단기업 유치 및 대화와 타협을 통한 노사문화 정착이 그 사업의 일환이다. 분쟁요인을 적극 조정하고 노사간 대립에서 완충역할을 도본부가 하고 있다. 또한 지역단위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도본부에서는 경기도 장학문화재단을 설립해 700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 자녀 수기공모’ 등을 통해 상을 주고 있다.”

- 한국노총 내 지역본부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나. 중앙집행위원회의 상시적 운영이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역본부는 현장 조합원 및 지역주민들과 더 밀착돼 있다. 지난 녹색사민당의 경험도 사실 현장과 동떨어진 결정을 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산별은 산별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지역은 지역이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이 둘이 함께 해야만 발전과 변화를 담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산별대표자들이 결정한 노사정위원회와 노동위원회 복귀 결정은 지역본부 의장들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노동위원회의 경우는 지역본부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일상 활동에서도 산별보다는 지역과 더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산별위원장들과 지역본부 의장들이 함께 참여하는 중앙집행위원회가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현장과 밀착된 지역본부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없으며 조합원들의 불만도 많아질 것이다. 산별과 지역이 함께 할 때만이 한국노총의 단결력도 확보하고 조합원의 의사반영도 더 확실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의장은 “이번이 나의 마지막 임기가 될 것”이라며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3년간 도본부를 운영해 왔고 이번에 재선됨에 따라 앞으로 3년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운영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노조 대표자들의 자기만을 위해 장기집권을 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은 조직을 위해 오래 일을 하는 것도 괜찮지만 더 훌륭한 후배들이 있으면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문화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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