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민주노동당 신임 대표는 일단, 자신감에 넘쳐보였다. 또한 향후 있을 3개월간의 정치일정에 초반 역량을 ‘올인’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모든 당력을 오는 5월 지방선거에 집중할 것이며, 이 기간에 비정규센터, 지방자치, 조세복지 등 3개의 TFT를 꾸려 선거 이후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경남도지사 후보로는 자신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인터뷰는 15일 대표실에서 한시간 동안 진행됐다.

- 우선 당선 축하드린다. 당선소감부터 한 말씀 해달라.
“우선 같이 선전한 조승수 후보께 다시 한번 위로를 드린다. 당을 위해 함께 할 일을 찾겠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당원들의 힘을 보았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중요할 때 당대표가 돼 어깨가 무겁다. 지방선거도 치러야 하고, 비정규직의 문제, 한-미 FTA의 문제, 양극화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넘어야 할 과제들이다. 각오와 결의를 다지고 있다. 모든 것을 바쳐서 정말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 


과열선거 후유증…"앞장서 치유하겠다"



- 먼저 털고가야 마음 편하게 인터뷰가 될 것 같다. 유례없이 과열된 선거전이었고, 부정선거 시비가 있었다. 또한 ‘허위사실’이 유포됐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된 상태다. 하지만 문 당선자께선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고 계신 것 같지는 않다.
“일단 무슨 선거든 과열되면 이런 문제가 나타난다. 있어선 안 될 문제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것으로 끝나면 안 되며, 사실은 사실대로 정리해야 한다. 이번 일도 당 발전의 계기가 돼야 한다. 선관위든 당기위든 그 차원에서 사실이 확인되길 바란다. 그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있길 바란다.
또한 나는 누차, 통합형 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해 왔다. 30년 넘게 운동하면서 마음에 없는 소리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당의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 내가 선거 초기부터 선대본에, ‘그런 말은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대 후보의 아픈 부분을 건드려서 당선되는 것은 통합을 거스르는 행동이기 때문에, 누차 그런 일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면서 풀어갈 일이다.”

- 문 대표의 도지사 후보 출마도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당과 국민이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고 본다. 당대표가 국회의원이나 대선에 나오면 아무 말이 없다. 그런데 도지사가 문제가 되겠는가. 다 중요한 선거인데, 성격도 다 다른 선거인데, 대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방선거다. 이번 출마를 통해 대표가 당의 분위기를 고양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 오는 지방선거의 중심 과제를 두고 ‘개발이 아닌 복지를 중심으로’으로 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고 들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제가 오래 고민한 지점이다. 설명하기 전에 우선, 다른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나는 당대표가 돼, 이 시기에 역사에 책임이 있는 활동가로서 민주노동당 대표가 됐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사회 양극화를 누구나 언급하고 있고, 실제 문제다. 사회 양극화 문제는 정치의 중심이 될 것이다. 독재를 민주를 바꾸는 것은 민중을 독재의 굴레에서 풀어줌과 동시에, 자본가도 독재의 제약에서 풀어주었다.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됐다. 여기에 IMF를 거치면서, 신자유주의가 들어오면서, 필연적인 불평등과 사회양극화가 몰려 왔다. 사회양극화는 민주화로 인한 필연적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시대에, 87년 이후 체제의 핵심은 빈부격차 해결과 복지의 문제다. 이 시기에 민주노동당은 가장 실력있고, 준비돼 있다. 그 내용으로 정치적 대회전을 치를 수 있다. 3번의 중요 선거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할 수 있다. 당대표인 나도, 이 문제에 대해 평소에 고민해 왔고, 준비된 내용도 있다. 이 점에서 역사적 책임이 있는 활동가로서 당대표로 당선된 것이 행복하다.” 

"길 닦는 대신 아픈 데 고치고 애들 공부시켜라"

이어진 문 대표의 말이다.

“우리 국민의 세금을 내면서도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 지 크게 관심이 없었다. 선거 시기가 되면 길 닦고, 강에 다리 놓고, 마을회관 짖고, 지붕개량 하겠다는 말이 난무했고, 실제로 그렇게 돈이 쓰였다. 나랏돈의 대부분이 거기로 들어갔고, 건설 토호가 생겼고, 중앙에도 재벌들이 생겼다.
멀쩡한 국도가 있는데, 고속도로 놓고, 지하철 깔고 나니 또 경전철 놓고, 이런 형국이다. 건설족들이 나랏돈을 쥐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속 일을 벌이는 것이다. 나는 이 고리를 끊을 때가 왔다고 본다. 길 닦고, 다리 놓는 대신 동네에 아픈데 돈 없는 사람 병원에 보내고, 애들 공부시켜야 하는데, 돈 없는 사람 돕고, 이렇게 이야기 해도 충분히 먹힐 때가 왔다고 본다.
나는 이것으로 민주노동당의 중심을 잡으려고 한다. 그 다음에는 복지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 어떻게 더 걷을 것인가를 두고 줄기차게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 앞으로 대표가 됐으니, 뭘 할 것인지를 물어도 이 말을 할 것이다. 역점 사업이 뭐냐고 물어도 이 말을 할 것이다. 가장 자신있는 사업을 물어도 이 말을 할 것이다.”

- 지방선거의 후보군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광역 단위로 가면 대단히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원내진출 이후에 민주노동당은 오히려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 아닌가. 지금 말한 것을 사회적 담론으로 만들 능력이 민주노동당에 있다고 보는가.
“나는 선거나, 대중 접촉하는 정치에 있어서, 인물도 중요하지만 진보적 내용을 공유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부유세, 무상의료, 무상교육은 원내진출 이후에 민주노동당이 집중적이고 구체적으로 제기하지 못했다. 그것은 다시 한번 추진해야 한다. 이름은 바뀔 수 있지만, 대중적 형식으로 되살릴 것이다. 지방선거와 대선, 총선에서 적당한 형태를 만들어 다시 되살릴 것이다.
우리는 그것으로 간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치열하게 풀어가는 방식으로 간다는 것이다. ‘강금실’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나. 열린우리당은 그럴 수 있어도, 우린 그러면 안 된다. 우린 그런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래서도 안 된다. 당은 당의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평소에 이웃들과 함께 살던 사람이, 후보가 돼서, 진보적 의제를 가지고 선거에 나서는 하는 형태가 돼야 하다.
이번 선거의 중요 포인트는 기초의원 활동에 중점을 둘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바닥을 치고 나갈 수 있는 지점은 바로 기초의회 진출의 성공이다. 실질적인 전국정당의 내용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곳에서 기초의원을 다 내고, 지역 정당의 의미를 뛰어 넘어 전국적 후보를 내고, 고른 지지를 얻는 유일한 정당이 돼야 한다. 거기서 바닥을 치고 올라올 것이다.”

- 각 지역에서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앙의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세울지도 중요하다. 지난 4·15 총선 이후 중앙당의 지휘통제, 정세분석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지방선거에서 중앙의 역할을 어떻게 할지는 논의해야 한다. 집약적으로 전체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것을 기민하게 집행할 조직이 필요하다. 내가 대표가 되고 보니, 이러저러한 분들이 이러저러하게 당활동을 중지하고 떠나고 있다. 중앙위와 대의원대회를 끝내고, 선본체계가 꾸려지면 즉각 만나서 설득할 것이다. 4·15 총선 때와 같은 기동성 있는 기획단위를 복원할 것이다.
막말로, 이번 지방선거 때 ‘문성현이어서 일 못 하겠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그리고, ‘다른 좋은 일 하시더라도, 지방선거 마치고 그때 해라’ 이렇게 설득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민주노동당식 선거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그동안 계셨던 분들이라고 본다. 이른바 당내 선거통이라는 분들을 다시 모실 것이다. 그분들과 논의해서 사무총장이 정확히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빨리 무너진 것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정규법 저지에 '올인'…그것이 새로운 투쟁의 시작

-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사태와 관련해서도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여러 무리수가 있고, 수습이 쉽게 될 것 같지 않다.
“내가 쉽게 말할 입장은 아니다. 문제는 있다고 본다. 추상적인 말이라는 것은 아닌데, ‘내용과 형식’이 맞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또한 서로 생각의 차이를 완충조절 하는 기능이 사라진 것 같다. 내가 느끼는 지점을 바로 말하면, 그에 따른 이해당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말하기 참 어렵다.”

- 이렇게 묻겠다. 지난 11월초 비대위가 출범할 당시, 권영길 비대위원장과 문성현 집행위원장은 ‘노동운동의 선배로서 할말은 하겠다’고 말했다. 현 민주노총의 난국을 보면서 민주노조운동 선배로서 할 말이 있다면.
“오는 21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이다. 가서 할 일이 있다면 갈려고 하는데, 당에 있는 분들이 가지 말라고 할 것 같다. 상의를 하고 있는데 참 어렵다.
몇가지를 말하겠다. 첫째로, 물리적 충돌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국민의 눈이 있다. 절대 충돌이 있어선 안 된다. 두번째로, 현재 부딪치는 지점은 한두번의 말이나 토론으로 답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선거를 치러 지도부를 뽑았으면 좋겠다. 그뒤에 현재 제기되는 문제들, 예를 들면 KT노조 문제 같은 것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선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었으면 한다. 마지막 할 말은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기도 한데, 현재의 조건에선 누가 당선되던, 당선되면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이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다. 이런 말들도 누구 편드는 말로 들릴 것 같아 조심스럽다.”

- 비정규법과 로드맵의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민주노총 조직이 위기에 처해 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로서 현재 벌어지는 국회 안의 상황에서 어떤 해법을 찾겠는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투쟁은 ‘저지투쟁’이다. 이미 상호 교섭 절충될 여지가 사라졌다. 우리는 사유제한을 해야 한다고 하고, 저쪽은 못하겠다는 것이다. 더이상 말로는 안 되는 것이다. 9명의 의원들은 원내에서 정확히 역할을 해야 한다. 원내 저지 전술은 뻔한 것이다. 창조적 고민도 있어야겠지만, 저지할 건 저지해야 한다.
하지만 9명으로 저지가 안 된다는 것 역시 뻔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 앞 저지 전선을 펴야 한다. 국회 앞 전선은 민주노총의 상황이 좀 아쉬운 점이 있지만, 민주노동당도 전당원 동원령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내가 당대표가 되면서, 전당적 결정에 의한 동원령이 무엇인지 한번 보여주겠다. 이전과 좀 다를 것이다. 내가 금속연맹 위원장을 하면서 몸에 베인 게 그것이다. 전당적 동원령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겠다.
그것으로 저지되느냐 마느냐는 사실 다른 문제다. 저지투쟁을 해서 저지가 되면 투쟁이 승리하는 것이고, 저지하지 못하면 다음번 방벽과 저지선은 그 지점에서 생기는 것이다. 저지 자체가 목표지만, 저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는 아니다. 그런 싸움을 많이 해 왔다. 역동적인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 국회 공방만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를 민주노동당의 일상사업으로 풀어가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센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비정규직은 다양하다. 각 지역과 사업장 크기에 따라 다르다. 각 지역별로 모델링 작업을 할 것이다. 그것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할 것이다. 내가 중앙위 전에 상징적으로라도 꼭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나와서 못하고 있는 것이 있다. 중앙위를 마치자마자 바로 일정을 잡으려고 하는 게 있다. 비정규 연관 단체들을 모아서 그 주체들과 의례적이지 않은 간담회를 가지려고 한다. 한나절 이상 종합토론을 하면서, 뜻을 모아나가려고 한다. 비정규직 주체들과의 토론 속에서 나가려고 한다.” 


지방선거, 비정규, 지방자치, 한미FTA가 당면과제


- 바로 제기되는 것이 예산배정 문제인데.
“당이 단기적으로 할 것은 딱 나와 있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대의원대회 끝나고 나면 바로 지방선거가 당의 전부다. 물론 4월 임시국회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론 지방선거가 전부일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이번 중앙위와 정기 대의원대회는 정상적인 회의를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고 본다. 지방선거를 중심으로 한 몇가지 결정을 내리는 정기 대의원대회가 돼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구체적이고 분명해야 한다. 기조와 재정, 체계까지를 결정해 나가겠다.
그러나 선거한다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대표적인 것인 비정규직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는 당장 사업은 안 하더라도, 앞으로 뭘 할지를 연구해야 한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즉각적으로 무엇가를 해야 한다. 어떤 내용이 필요하고, 예산이 얼마가 들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선거기간 동안 테스크포스팀(TFT)가 가동돼야 한다.
세번째로, 지방자치 연구팀이 필요하다. 곧 수공업적으론 안 될 조건이 온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뒷받침할 팀이 필요하다. 이것도 연구대상이다. 이것에 대한 TFT를 구성할 것이다. 네번째로 조세와 복지에 대한 연구팀이 필요하다. 지방선거 때도 당장 필요하고, 선거 이후 대선 준비과정에서도 필요하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 진영이 말할 것을 마련해둬야 한다. 이 네 가지를 처리하는 중앙위와 대의원대회를 추진하려고 한다. 선거를 위한 중요 결정을 하고 3개의 TFT를 구성해야 한다. 결국 3월부터 5월까지는, 이걸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 더하면 한-미 FTA를 하나 더 꾸릴 생각도 있다.”

이어진 말이다.

“방금 말한 4개 중 어느 하나도 안 할 수 없다. 당 체계가 이것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대대는 이것만 결의하고, 묵힌 문제는 5월 선거 이후에 전반적으로 재론하자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전노협 사무총장을 하고, 금속연맹 위원장을 하면서 살림의 기본 감이 있다. 아직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3, 4, 5월에 선거에 들어갈 그리고, TFT 3개를 꾸릴 기본경비, 이번에 이것만 결의하고, 나머지는 큰 틀에서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은 어찌 짜도 적자다. 이걸 어떻게 할지는 논의할 시간이 없다. 적자 보전 문제는 세액공제로 돌파해야 한다. 중앙위 끝나면, 바로 결의해고, 전당적 세액공제사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지방선거 이후에 치러질 임시 대의원대회는 1년이 아니고, 임기를 관통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 금년 하반기 집중할 것과 내년 집중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임기 전체를 관통하며 기조를 세우는 전당대회를 세워야 한다. 적자 재정 문제는 그때 다시 논의해볼 것이다.”

- 인사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내가 취임하자마자 한 말이, ‘인사는 대의원대회 끝나고 한다, 모든 사람은 현 위치에서 일하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당은 정부나, 청와대같은 조직이 아니다. 지도부 바뀐다고 휙휙 바꿀 필요가 없다. 또 우리 당에서 이 지도부, 저 지도부 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어차피 같이 당을 하는 사람이다.
두번째는 인사위원회를 꾸려서 거기서 인사가 올라오게 할 것이다. 인사위 심사를 통해서 할 것이다. 쉽게 말씀드리면 너무 많이 (조직을) 안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함께 당선되신 최고위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고위원회 내부의 팀워크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사업과 당 사업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분들이 모인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노동쪽과의 결합력은 아쉬운 것이 있다. 내가 좀 더 해야겠지만…, 노동위원장이 훌륭한 분이 오시길 바란다. 또한 사무총국 사람들도, 민주노총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한 것 같다. 좀 아쉬운 부분이다. 내가 노동 출신이라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는데…, 농민쪽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당과 전농이 잘 소통할 조건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드는데, 노동쪽은 좀 아쉽다.”

- 의원단과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원내외 이원화 문제부터 풀어야 할 것 같은데.
“곧 의원들과 워크숍을 할 것이다. 내가 당대표가 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두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것이 의원단과 소통하고,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당 전체 질서에서 의원단이 제대로 기능하게 하는 것이다. 당대표의 중요 과제다.
의원들이 중요한 분들이다. 하나의 입법기관이다. 최고위가 당헌당규상 최고 지도부라도 우리가 결정해서 ‘의원들은 알아서 하시오’ 식으로 하는 것은 안 된다. 존중해서 가야 한다. 우선 의원들의 활동을 파악하고, 종합적으로 보고를 받을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알고, 구체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 또한 중요한 정책의 결정은 최고위와 의원단의 연석회의를 통해서 결정할 것이다."

- 당원들과, 독자들께 마지막으로 할 말은.
“내가 노력하겠다. 우리 당에 더이상 자주파, 평등파는 없다. 저부터가 절대적으로 자주와 평등을 통합적 가치로 가져갈 것이다. 나중에 다른 형태로, 복지 내용과 속도를 두고, 당내에서 무슨 파 무슨 파가 나눠질진 모르겠다. 또한 환경에 대한 입장의 차이로 파가 갈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이상 당내에선 자주파, 평등파로 나눠져선 안 된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인터뷰 후기>
<매일노동뉴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동안 무려 네번째의 문성현 대표 와이드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 취임 인터뷰, 비정규센터 전략 인터뷰, 민주노동당 당대표 후보 인터뷰, 당대표 취임인터뷰까지. 아마도, 가장 짧은 기간에 <매일노동뉴스>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한 사람을 뽑아 본다면, 문 대표가 가장 높은 순위권에 들어갈 것 같다. 그만큼 문 대표의 최근 행보는 역동적이다.


또한 지난 4개월 동안 문성현 위원장의 말투도 정치인의 그것으로 많이 바뀌었다. 처음 집행위원장 인터뷰를 할 때, 조심스럽지만 장황하게 말을 꺼내놓던 그는 어디에 갔는지, 빠른 호흡으로 ‘포인트’를 잡아서 말을 하는 법을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배운 모양이다.


4번의 인터뷰를 모두 함께 했던 기자와 사진기자는 이번 인터뷰를 막 끝낸 후 “이전과 확 달라졌다”면 혀를 내눌렀다. 기사에 다 싣지는 않았지만 그는 여러가지 사업 아이템을 마구 쏟아내며 흥분된 상태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셀 수 없는’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별로 피곤해 보이지 않았다. “의지보다 강한 체력은 없다”는 한 민주노동당 의원의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징기스칸이 와도 개혁할 수 없다”고 회자되는 민주노동당에서, 문성현 대표가 “통합”이라는 무딜 수도, 날까로울 수도 있는 칼을 어떤 방향으로 휘두를지는 자못 궁금하다.


그래서 문성현 대표의 선거 메인 슬로건이었던 “통합”이라는 말은 질문에 아예 넣지 않았다. “통합을 어떻게 이루시겠냐”는 질문은 사실 ‘착하게 살겠다’는 답 이상을 듣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 어떤 사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는 구체적인 구상과 의지를 보였다. 굳이 인사치레 질문을 던질 만큼 인터뷰 시간이 길지도 못했다.


정치인 ‘문성현’의 미래를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 중요 관전포인트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대회전의 시기, 첫 조타수를 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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