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중사내하청지회(지회장 조성웅)가 14일 정오 현대중공업 사내에서 예정한 고 박일수씨의 2주기 추모집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현대중공업쪽이 현장출입을 거부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지회장 조성웅)에 따르면 2004년 박일수 열사투쟁 이후 사내하청지회 간부들의 현장출입이 봉쇄됐으나 지회가 ‘노조활동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지난 1일 울산지방법원이 부분적으로 현장출입을 보장하는 조정안을 제출했다는 것.

울산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2차 조정안을 통해 조합간부들에게 월 8회에 걸쳐 현대중공업 현장 출입을 보장했다. 그러나 사전에 현대중공업 총무부에 출입장소와 시간을 통보하고 시간은 휴게시간과 점심시간에 한정하며 장소는 식당 주변 20m 이내 장소로 제한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이 오는 17일까지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경우 현중사내하청지회 간부들이 박일수 열사투쟁 이후 2년만에 현장출입이 가능해지게 된다.


울산지방법원의 조정안 제출에 따라 지회가 지난 8일 현대중공업에 ‘박일수 열사 추모제’와 관련 출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현대중공업은 지난 13일 공문을 통해 “울산지방법원 조정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며 과거 크레인 점거 등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당사자들이 추모제 참가를 이유로 또다시 불법적 행위를 할 우려가 있어 출입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는 것.

조성웅 지회장은 “박일수 열사가 요구했던 ‘인간답게 살 권리’에 대한 요구가 여전히 현대중공업 울타리 안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열사가 생전에 조직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투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성웅 지회장은 “올해 지회는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장조합원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재기할 계획에 있다”며 “우선 임단협 초안을 마련해 현장주체들을 조직하고 투쟁을 만들어 내는 것이 현재의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현장출입 거부로 인해 사내하청지회 간부들은 이날 정오 현대중공업 전하문(4,5도크) 앞에서 박일수 열사 추모 선전전을 진행했으며,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 지역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일수 열사정신계승 울산노동자 결의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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