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토종은행답게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을 가장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국민, 한국씨티, 제일은행 등은 여전히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단 국내은행들은 올해 중소기업대출 계획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려 잡았지만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12조7천억원 증가해 전년도 7조3천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1조8천억원 늘어난 반면, 일반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10조9천억원 늘어나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57조8천억원에 달해 대기업 대출 45조원의 6배 정도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2002년 37조4천억원 큰폭 늘었고 2003년에도 35조원 늘었지만, 2004년에는 경기부진과 그에 따른 은행권의 부동산담보대출 집중 등으로 7조원을 조금 넘는데 그쳤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BIS 자기자본비율 관리 목적으로 12월에는 통상 대출을 줄여 '연말효과'가 발생하는데 지난해 4/4분기 중에는 중소기업대출이 4조5천억원이나 증가해 대출 회복추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은행별로는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2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중소기업대출이 가장 큰폭 늘었고, 신한(1조1천억원), 외환(8천억원), 하나(7천억원) 등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지분율이 높은 국민(-3조3천억원), 한국씨티(-1조9천억원), 제일(3천억원) 등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으며, 조흥은행도 7천억원 감소해 국민, 한국씨티 등과 함께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방은행 가운데서는 대구은행이 9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6천억원), 경남(4천억원), 광주, 제주, 전남(각 1천억원)은행이 뒤를 이었다.

특수은행 중에서는 중소기업대출 특화은행인 기업은행이 6조6천억원으로 큰폭 증가했고 농협(2조2천억원)도 비교적 큰폭 증가했다. 수협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전년보다 각각 9천억원, 8천억원 3천억원 늘었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도 지난해 4조9천억원 증가해 200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던 추세(매년 2조5천억원 안팎)에서 증가세로 반전됐다.

한편 올해 국내은행들이 계획 중인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은 27조8천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5조5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농협 3조원, 국민은행 2조1천억원, 하나은행 1조8천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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