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흐름이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1천원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990원선도 무너졌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급격한 환율하락(원화강세)은 수년 동안 반복돼 온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87.30원으로 전일 대비 11.20원 급락, 지난 1997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해가 바뀌고 4거래일 연속 하락해 올 들어서만 24.30원 떨어졌다.

원화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쏟아내는 데다 약달러를 예상한 역외 세력들이 매도세를 강화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12월 회의록이 지난 3일 공개된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연초 이렇듯 급격한 환율하락은 본격적인 하락세의 신호탄이 아니라 일시적 현상이므로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은 이날 '원/달러 환율급락, 정말로 큰 문제인가'라는 글을 통해 "현재와 같은 급격한 환율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된다"며 "환율급락이 다소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급락 현상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연례행사처럼 매년 발생했다"며 "이 시기 급락한 공통요인들은 업체들의 네고물량 확대, 역외세력의 달러화 매도, 그리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등으로 현재의 급락요인들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연초 일시적인 급락 현상이 연중 지속된 적은 없다는 분석.

이 연구원은 환율하락이 반드시 수출감소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환율과 수출증가율 자료를 보면 환율 하락과 수출 감소는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평균환율 기준으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수출증가율은 2002년 8.0% 증가, 2003년 19.3% 증가, 2004년 31% 증가, 그리고 2005년중 12.2%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하락에 따라 수입자본재 가격이 하락해 기업들의 투자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어떤 점에서는 환율 하락이 오히려 국내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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