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경영 복귀론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대건설이 생사기로의 위기에 직면한 현 시점에서 사외이사들이 15일 정 회장의 경영복귀를 공식 건의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 상근부회장이 "정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서 (현대사태를)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 고 주장한 적은 있지만 경영복귀론이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회장의 '돌아온 장고론'은 대주주가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를 책임지고 해소해야 한다는 정부 및 채권단의 일반적 정서에서 비롯된다.

지금도 실질적으로는 정 회장이 오너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라는 걸맞지 않은 직함을 달고 다니는 것은 책임회피를 하려는 것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그룹안에서도 정회장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세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는 회장으로서 권한보다는 책임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데도 대주주가 뒷짐만 지지말고 '사재출자' 등 할 일을 하라는 것이다.

정 회장이 그동안 한달여 동안 일본과 미국 등을 돌고 있던 11월 현대는 유동성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안 마련에 연거푸 실기를 하면서 급격한 내리막길을 달려왔다.

정부 관계자들도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나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이 대주주의 재산처분이나 계열사 지분 매각 등에 권한이 없어 카운터 파트로 상대하기가 힘들다는 불만을 표시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스스로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 이사회를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정주영 전 명예회장 등 현대 3부자 동반퇴진 선언 이후 본인은 제발로 물러났지만 형인 정몽구 현대자동차회장은 계속 활동하고 있어 복귀 명분은 충분하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아직 정 회장이 경영일선에 전면 복귀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현대 사태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필요할 경우 대주주와 경영자로서 떳떳하게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에 정 회장이 자리하고 있어야한다는 것만은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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