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장의 크리스마스 파티

-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도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였다면서요?.

- 그러니까 꼭 1년 전 지난해 12월25일 직장폐쇄로 인해 거리로 내쫓겼던 하이닉스-매그나칩 조합원들이 그들입니다. 천막농성만 이날로 344일째인 이들은 이날 밤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삼삼오오 천막으로 모였는데요. 비록 조촐한 파티였지만 이들도 소주잔과 맥주잔을 가득 채우고 마주보고 있는 회사를 향해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쳤습니다.

- 또 지난 23일부터 이들과 함께 천막농성에 돌입한 신성국 신부 역시도 이날 크리스마스 미사를 마치고 이곳으로 돌아와 조합원들과 함께 기도를 했다는데요.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크리스마스 소원, 아마도 이들 모두 빠른 시일 내에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했을 겁니다.

- 부디 하이닉스와 매그나칩 반도체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크리스마스 소원에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서길, 그래서 이들의 소원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신항 명칭, 민주노동당 입장은?

- 경남지역이 요즘 항만 명칭 문제로 아주 시끄럽습니다. 경남과 부산의 경계지점에 건설돼 내년초 개장하는 새로운 항만 명칭을 정부가 얼마 전 우리말로는 ‘신항’, 영문으로는 ‘Busan New Port’라고 정했습니다. 항만의 82%가 행정구역상 경남 진해시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용상 부산시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 경남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약이 바짝 오른 것이죠.

- 지난 23일 2만여명의 경남도민이 참가한 총궐기대회가 경남 마산에서 열려 ‘진해신항’ 쟁취를 결의했습니다. 총궐기대회에는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장·군수가 대부분 참가했는데, 이들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강기갑 의원에게도 진해신항 쟁취에 동참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과 부산, 한나라당과 정부여당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되는 항만 명칭 문제,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뭘까요. 정부의 조정능력 부재로 지역갈등이 증폭된 것을 비판하면서 “경남도민의 이해와 요구가 반영된 명칭이 되어야 한다”고 밝히긴 했습니다.

- 그러나 화끈하지 못하고 애매모호 합니다. 때론 어물쩍 넘어가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경남도의 기세로 봐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이제 이런 문제에도 답을 해야 하는 민주노동당, 어떤 묘안이 나올까요.

한국노총에 나타난 산타

- 한국노총 사무총국에 갑작스럽게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일어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죠?

- 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인 23일 오후에 한국노총에 갑작스럽게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낯선 사내가 나타나 사람들의 금품을 갈취(?)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빨간 산타 옷에 하얀 수염까지 달고 나타났는데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이웃돕기 캠페인을 상징하는 ‘사랑의 열매’ 브릿지를 팔며 금품을 갈취(?)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금품을 빼앗은(?) 사람과 빼앗긴(?) 사람들 모두 무척 행복한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 모처럼 한국노총에 함박웃음을 갖다 준 그 산타의 정체는 바로 한국노총 사무총국에서 일하고 있는 백대진 대외협력본부 국장이었는데요, 백 국장은 이전 금융노조 시절에도 이같은 행사를 해 왔다고 합니다. 이날 모아진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돼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됐다고 하더군요.

'황우석'이 농민 잡네

- 황우석 논란이 연일 언론을 도배질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세인들의 관심 속에 묻혀버리는 일들도 많은 거 같은데 어떤가요?

- 가장 큰 사건은 경찰 폭력으로 시위 농민 2명의 목숨을 잃은 사건인데요, 시위 중에 시위대가 경찰에 맞아 죽은 사건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죠. 옛날 같으면 정권이 물러나는 도화선이 될 만한 큰 일인데요. 이번에는 황우석 꽁무니 따라다니기 바쁜 언론들이 무관심하다보니,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답니다.

- 정치권에서도 별 관심이 없다죠?

- 그렇답니다. 이 사건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국회가 쌀 개방안을 처리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곳은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곤 없다시피 합니다. 그저 예산안 볼모로 잡고 정쟁하기 바쁘죠. 언론이나 정치권이나 민초들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는 소리죠.

- 참, 한심하군요. 도심에서 시위하던 농민을 진압하던 경찰이 때려 죽여도 그만이라니. 그저 두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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