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사학법 직권상정 처리에 반발해 장외로 뛰쳐나간 한나라당은 언제까지 등원을 거부할 것인가.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소장파와 일부 대권 후보를 중심으로 등원을 하되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병행투쟁론’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당 지도부의 태도는 여전히 차가운 얼음장 같다.

이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오는 28일에 한나라당이 의원총회를 열기로 결정, 이날이 국회 정상화를 가르는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나라당이 전격 등원을 결정하면 국회 전체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등원 결정을 하더라도 예산안과 파병연장안만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에만 참석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도저도 아니면 국회 공전은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최근 ‘병행투쟁론’이 확산되고 있다. 소장파인 고진화 의원은 26일 “국민적 요구를 수용해 연말까지 처리해야 할 사안은 처리하면서 한나라당 요구도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경기지사도 지난 25일부터 국회 등원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손 지사는 “날치기 여당과의 싸움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 대한 무한책임은 더욱 중요하다”며 “유례없는 폭설이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새해 예산 처리도 시간이 없는 만큼 한나라당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민생으로 복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태도는 여전히 냉랭하다. 박근혜 대표는 “이렇게 끝낼 것이라면 시작도 안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등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대표 등 당 지도부의 태도만 보면 올해 내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은 불가능해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같은 강경 태도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이날 의총에서 과연 소장파 의원들이 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편 한나라당 의총 결과가 당 기조에 별 변화를 주지 않은 채 마무리 될 경우, 우리당은 29일부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과 협력해 ‘반쪽 국회’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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