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선거 개입 의혹을 받아온 코오롱이 이번에는 조합원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감시활동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코오롱노조(위원장 최일배)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가 조합원들을 White(확실자), Gray(의심자), Black(반대자)로 분류하고, 관리자(과장)가 수시로 현장반장들에게 메일을 보내 매주 1회씩 이들의 동향을 보고하고 설득과 회유작업을 하도록 지시한 비공개 문서가 노조에 의해 공개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조가 공개한 'Re-E 전략'이라는 문서에는 노조 선거를 앞두고 회사가 조합원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해왔던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문서는 ‘조합원들을 3분류로 철저히 나눠 반대자(Black)의 경우 20%선 기권을 유도’하고 ‘현재 61.1%의 지지율을 73.9%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선거 직후인 8월께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에서는 ‘10대 위원장 선거에 대한 패배 원인(정리해고자인 현 최일배 위원장 당선)을 분석’ 하고 이후 대응전략 등도 담고 있다. 이 부분에는 “현장 사원들의 바닥 민심에 대한 정보력 부재와 조직적 선거 경험이 부족했다”고 평가하며 “영향력을 소지한 대의원, 활동가 계층에 대한 밀착감시와 함께 ‘양호 성향자를 통한 시비걸기’ 등을 지시하고 있다.

또한 노조탄압이 가장 심각한 타이어 부품 생산라인인 ‘코오드생산팀’에 대해서는 ‘감시와 회유작업’의 과정과 결과를 ‘누가’, ‘어떻게’, ‘어떤 방법’, ‘언제까지’ 등으로 나누어 명기한 문서도 발견됐다. 아울러 이번 문서작성자로 보이는 P과장과 파트장, 반장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에는 ‘사원반응 및 동향’, ‘활동가·대의원 반응 및 동향’ 등이 자세히 게재돼 있다.

노조는 지난달 말 노동부에 ‘회사의 노조선거 개입’과 관련한 고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이번 문서로 드러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고발했다. 한편, 회사쪽은 "노조위원장 재선거를 앞두고 아무개 과장이 자기 직원들을 노조간부로 당선시키기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직원들의 성향을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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