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고위관계자의 국세청 사과방문을 두고 국내 금융권은 '투기자본의 백기투항'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문제를 줄곧 제기해 온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여전히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감시센터는 지난 15일 '론스타측의 사과에 대해'라는 논평을 통해 "지난 1년여 동안 론스타의 불법거래와 갖은 횡포에 집요하게 투쟁해 온 시민운동진영의 작은 성과이며 마땅한 결과"라면서도 "오늘의 결과가 새로운 뉴스로 대서특필되는 상황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론스타의 유럽·아시아 총괄책임자인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지난 14일 국세청을 방문해 세무조사 과정에서 론스타가 비협조적이었던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추징당한 세금을 모두 완납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감시센터는 "그동안 투기자본의 탈세는 마치 선진적인 경영기법인 듯 포장되는 분위기 속에 버젓이 이뤄져 왔다"며 "금감위, 재경부, 국세청 등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들은 사실상 투기자본의 횡포를 조장, 방조해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행적을 보여 왔고 지금도 정부정책의 큰 기조가 바뀌지 않고 있어 이같은 횡포는 되풀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성과도 과세에 난색을 표하던 국세청이 국민적 비판여론에 떠밀려 하는 수 없이 나서게 된 맥락이 있고, 그조차 제한적인 조사였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세회피지역인 라부안을 조세조약에서 제외시킨다는 정부의 공언도 말레이시아 정부의 거부 의사로 난관에 부딪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감시센터는 "투기자본이 마음껏 활개치도록 빗장을 스스로 연 정부가 한두 건의 눈에 띄는 실적으로 국민적 비판을 피해갈 수 있으리라 여겨서는 안 된다"며 국세청의 투기자본에 대한 전면적이고 상시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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