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85%나 올라 10조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5조6,793억원)보다 4조8,421억원 증가한 10조5,214억원을 넘어섰다고 29일 발표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은 부실여신이 줄어들면서 일회성 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대손충당금 환입액이 예상밖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및 기업부문의 부실여신 발생 감소 등에 의한 충당금전입액이 지난해 7조8,7704억원에서 3조3,358억원으로 4조5,346억원이 감소했고, 구조조정과 관련해 기업의 실적호전 등에 따른 영업외 이익은 2조4,428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은행의 경상적인 영업성과지표인 총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3749억원)나 감소하고, 충당금적립전이익은 영업외이익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7.3%(1조926억원) 증가에 그쳐 은행의 근원적인 수익창출능력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 2001년 이후 국내 은행들의 구조적 이익 증가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은행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자기자본 확충과 경영혁신,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나서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0.75%포인트 상승한 평균 12.8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행들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2000년 말 10.59%에서 2001년 말 11.68%, 2002년 말 11.33%, 2003년말 11.16%, 2004년 말 12.08% 등으로 갈수록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의 BIS 비율이 상승한 것은 위험가중자산이 8.3% 증가에 그친 반면, 대규모 순이익과 수출입은행에 대한 5천억원 정부출자에 힘입어 자기자본이 15.0%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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