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내 ‘밀실 야합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소위(계수조정소위)에 진보정당이 처음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계수조정소위에 참여하지 못했던 민주노동당은 올해에는 이영순 의원을 계수조정소위에 참여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 의원은 28일 첫 회의에 참여했다. 올해 계수조정소위는 열린우리당 5명, 한나라당 5명, 민주노동당 1명으로 구성됐으며, 145조7천억원에 이르는 2006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심의를 하게 된다.

계수조정소위는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예산안을 최종 조율하는 소위로, 국회 예산편성 과정에서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각당끼리의 밀실 거래와 끼워넣기, 지역구 챙기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민주노동당 정책위 백현석 연구원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한명의 민주노동당 의원이 많은 영향력을 가질 순 없겠지만 감시자로서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첫 진보정당의 계수조정소위 참여인 만큼 그에 걸맞는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계수조정소위에 참여한 이영순 의원의 일문일답.

-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첫 계수조정소위원이 됐다.
"예산안 편성이 서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되야 하며, 민주노동당의 요구를 관철하도록 노력하겠지만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투명한 예산 편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 타당 계수조정소위원들이 반기진 않았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럴 것이다. 물밑 거래가 많다고 하는데 얼마나 감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상당한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다른 당은 5명이 나눠서 하는데, 민주노동당은 혼자서 모든 예산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

- 기존 관행에 비춰 봤을 때, 폭로꺼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소위 위원들과 낯을 붉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 감수해야 할 일이다.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은 반드시 알려 나가겠다."

- 집중해서 증액하도록 할 예산분야가 있다면.
"민주노동당은 지역구 예산을 챙길 일 없다. 서민 복지와 무상의료의 단계적 추진을 위한 예산 증액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비준안 처리 이후 박탈감을 느끼고 있을 농민들이 부족하게 느끼는 부분이 예산에 적절히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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