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매장 내에서 고객안전 및 소방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안전팀 직원들이 노조 조합원들을 미행·감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까르푸 사쪽이 최근 중노위에 참고자료로 제출한 ‘노조파업보고서(SC Union Strike Report)’에는 까르푸 순천점의 안전팀이 매장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외에서까지 조합원들을 미행·감시해 왔음이 적시돼 있다.

안전팀에 의해 작성된 보고서는 조합원들이 단체로 탑승한 버스의 시간대별 이동경로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버스에 탑승한 조합원들의 명단을 부서별로 파악해 실명과 함께 보고하고 있다.

노조를 미행·감시한 정황을 담긴 자료를 사쪽이 중노위에 제출한 데 대해 노조는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노조는 “사쪽은 그동안 극구 부인해 왔지만, 조합원들은 일상적으로 감시·미행당해 왔다”며 “회사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자료를 제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안전팀 직원들에 의한 노조 감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노조가 입수한 ‘까르푸노조 활동 상황보고서’에는 한 노조간부의 일일행적이 꼼꼼이 기록돼 있으며, 노조에서 만든 소식지를 안전팀 직원들이 전량 회수했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다.

한편, 노조는 “안전팀에 의한 조합원 감시·미행이 사쪽의 공식적인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경욱 까르푸노조 위원장은 “지난 2003년 작성된 ‘유니온 가이드라인’을 보면 안전팀에 노조에 대한 사진촬영 등이 명시돼 있다”며 “안전팀은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한 업무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앞으로도 안전팀에 의한 노조 사찰 사례를 지속적으로 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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