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전태일노동상 수상자로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위원장 정병환)와 고 김태환 한국노총 전 충주지부장이 선정됐다. 12일 한강둔치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노동자대회 전야제에서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고, 오는 20일 대학로에서 열리는 한국노총 주최 노동자대회장서 고 김태환 지부장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전태일노동상 심사를 맡은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대구공공서비스노조의 경우 노조가 설림된 지 8개월여에 불과하지만 설립 당시 100여명에 그쳤던 조합원수를 400여명으로까지 확대하는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조직화의 모범이 됐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또한 김태환 한국노총 전 충주지부장에 대해서는 “레미콘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원하다가 현장 한복판서 숨진 고 김태환 지부장의 헌신성이야말로 자기희생을 통한 인간사랑의 전형인 전태일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고 선정이유를 전했다.

12일 시상식서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 여사로부터 상패를 수여받은 정병환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신생조직에 주는 상인만큼 열심히 투쟁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활동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 88년 제정된 전태일노동상은 매년 11월 개최되는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 대회’에 맞춰 한해 동안 가장 모범적으로 노동운동을 한 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시상돼 왔다. 제1회 수상자로는 권용목 전 현대엔진 노조위원장이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전국타워크레인기사노조와 전남동부지역건설노조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 인터뷰>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 정병환 위원장
“없는 사람들 사정이야 어려운 사람이 잘 알지요.” 14회 전태일노동상을 수상한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의 정병환 위원장은 설립된 지 8개월여에 불과한 신생노조가 전국노동자들의 모범으로 선정된 저력에는 ‘동변상련’의 마음가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홀아비 심정 과부가 안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영세 중소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끼리 의지하고 힘을 합치다 보니 설립 당시보다 조합원 수가 4배로 늘었다.


12일 전태일노동상 수상식 직후 정병환 위원장을 만나 수상소감과 비정규노동자 조직화의 비결,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수상 소감을 밝혀달라.
“죽어가는 세상을 다시 살린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열심히 투쟁하라는 의미로 알고 받았다. 올바른 투쟁, 힘 되는 투쟁에 앞장서겠다.”


- 신생노조라고 들었다. 어떠한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나.
“지방자치단체 소속 환경미화원, 대구지하철 비정규직, 장애인복지관 생활지도사, 놀이공원(우방랜드) 비정규직 등이 가입돼 있다. 쉽게 말해 공공부분 지역산별노조라고 보면 된다.”


- 지난 3월 설립됐다. 설립 취지를 알고 싶다.
“지자체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영세사업장 비정규직들이다. 나 역시 환경미화원 출신이다. 잘 알다시피 비정규직일 경우 노조 설립이 매우 힘들다. 또, 노조를 만들어도 규모가 작다보니 제대로 지켜내기가 힘들다. 하지만 지역산별노조는 다르다. 노조를 만들었더니 스스로 노조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역의 미조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결집하는데 산별노조의 강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


- 설립초기 100명의 조합원이 현재 400여명으로 증가했다. 비결은.
“없는 사람들 처지는 어려운 사람이 잘 안다. 우선은 ‘없는 사람들도 좀 살아보자’는 절박함이 작용했고, 이러한 절박함이 투쟁과 연대의 의지로 확산됐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 사이의 의지하고 힘을 보태려는 노력이 노조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 향후 계획은.
“우리는 현재 지역산별노조를 튼튼히 세워내는 과정에 있다. 산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년에는 지역의 단일한 요구안을 만들어 공동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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