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사업으로 잠시 '외도'(?)를 하다 비정규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를 설립하기 위해 노동계로 돌아온 박승흡 소장(38세). 민주노총의 이수호 사무총장과 90년 감옥살이를 함께 하기도 했던 그는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사실 노동운동에 대한 애정은 누구못지 않은 사람이다.

박 소장은 센터를 꾸려나가는 신조를 '평등을 위한 연대'라고 말한다. 일상사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불평등한 '차별', 정규-비정규로 나뉘어진 두 개의 노동자그룹을 하나로 합쳐나가는 과정, 좀 더 나은 곳에 있는 이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손내밀 수 있는 그야말로 '평등을 위한 연대'정신은 그가 센터를 만들게 한 취지이자 평생을 살아가는 신조다.

비정규직들의 최근 조직화에 대한 박 소장의 생각은 이랬다. 우후죽순처럼 다양한 곳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비정규직들의 노조설립을 지켜보면서 현 단계에서는 기존 노조가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다. "비정규직노조가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고 교섭을 하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아직까지는 기존 노조가 이들을 포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또 별도조직 구축은 현실의 차별을 제도적으로 승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올해 비정규직운동을 되돌아보면서 그 성과가 무엇인지 묻자 그는 "앞으로 비정규직문제에 보다 많은 노력들이 기울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일 것"이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는 향후 노동운동의 성패여부에도 중요한 시험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운동에 평생을 걸겠노라고 장담하는 박승흡 소장. 그는 "비정규직 조직화에 있어 씽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책개발과 관련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 사안별 주요 쟁점에 대한 대안제시 등 실질적으로 비정규직들의 지원부대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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