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 며칠 못 들어가요. 걱정하지 마쇼”

24일 밤 아들에게 받은 마지막 전화. 그 전화를 끝으로 아들의 소식이 끊겨 어머니의 가슴은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금이야 옥이야 곱게 키운 아들이 지금 물 한 모금 먹지도 못하고 차가운 크레인 위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머니 당신도 눕지도, 먹을 수도 없다.

“환장하지, 내가 먼저 죽어야지 우리 아들 죽는 꼴을 어떻게 봐, 옷도 얇게 입고 갔는데 경찰 녀석들 소방수를 쏴댔다며, 감기도 걸렸는데. 현대하이스코 돈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도 우리 아들 살려낼라믄 돈으로는 택도 없어.” 

날마다 새벽 5시30분만 되면 어김없이 계란을 팔기위해  새벽시장으로 나선다는 어머니. 그의 입에서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원망이 묻어난다.

“공산당보다도 더 무서운 넘들. 죄인이라도 밥을 먹이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어찌 이리 무자비한 행동을 할 수 있소. 세끼만 굶어도 힘든데 벌써 5일째 아니요. 어찌요, 우리 애기.”

29일 순천시 조례사거리 조은프라자 앞. 전남동부지역 시민대책위가 2주째 진행하고 있는 촛불집회에 나온 늙은 노모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진다.

계란장사도 접고 이날 촛불집회에 처음 나온 어머니는 혹시나 아들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이곳을 찾았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집회가 끝이 났지만 어머니의 발길은 쉬이 집으로 향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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