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3.21 목 08:00
상단여백
HOME 칼럼 데스크 제작노트
주민과 함께 한 ‘주거권리찾기’ 운동
  • 김숙향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부위원장
  • 승인 2005.10.13 11:31
  • 댓글 0
상담에 지쳐있을 즈음 머쓱한 표정으로 쭈뼛거리며 당사를 들어서는 한 분이 계셨다. 쉽지 않은 듯 꺼내는 내용 역시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내용이다. 내용인즉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임대보증금 한 푼도 못 받고 쫓겨 날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었다.

임대사업주 횡포로 주민 쫓겨날 위기

▲ 김숙향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부위원장.
5년 인대기간이 끝나고 분양을 받아 내 집 마련을 위한 꿈에 부풀어 있던 주민들에게 임대사업자는 현 시세보다 훨씬 높은 분양가를 제시하고 이 금액으로 분양을 받길 강요했다. 그리고 임대사업주가 내놓은 금액으로는 분양을 받지 못하겠다고 하자 국민주택에 내는 월 이자를 고의로 연체시켜 경매절차를 신청한 것이었다.

그동안 입주대표자회의 조차 구성되어 있지 않던 주민들은 급히 비상대표자회의를 구성하여 내 집을 지키기 위한 대책에 돌입하였다. 해당시청 담당공무원은 물론이고 지역구의원, 시의원, 건교부 질의, 청와대 민원 등 일반 생존권투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오는 것은 되돌아오는 메아리뿐, 암담한 현실 앞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치고 절망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주노동당을 방문한 것이었다.

그동안의 과정을 앞뒤 두서없는 내용으로 한참을 듣고 나니 정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입주민 대표자는 불안한 듯 “민주노동당이 없는 사람 도와주는 서민정당 맞지요?”라며 빠져나갈 수 없는 배수진을 친다.

“없는 사람 돕는 서민정당 맞지요?”

결국 최선을 다해 함께 하겠다는 말로 일단락하고 대책회의하고 역할분담하고 지리한 싸움을 준비해 들어갔다.

부도나지 않는 임대아파트에 대해서는 사실상 임차인을 보호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임차인이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결국 이 싸움은 주민들의 단결된 힘으로 돌파해가는 방법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당이 함께 결합해 투쟁의 방향을 제시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수차례 입주민대표들과 회의를 하고 또 전체 주민들과 간담회를 통해 처음 서먹했던 관계가 연대의 관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투쟁과정에서 해당시청 담당공무원의 일방적인 임대사업주 편들기와 분양전환 승인과정에서의 행정적인 절차의 명백한 하자는 주민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정당성을 입증하였다. 생존권투쟁의 과정이 그러하듯 입주민들은 더이상 행정기관에 호소하는 것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깨달아갔다.

흩어졌던 주민공동체 하나돼 거리로

그리고 마침내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기로 한 아침! 이른 아침부터 남편들이 출근하고 아내들이 젖먹이를 등에 업고 아이들 손목 잡고, 등이 휜 어르신네들이 한 분 두 분 모여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가가 시큰해져왔다. 이들이 거리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과 용기가 필요했는지 아는 까닭이었다.

지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방송이 되자 입주민들은 희망의 끈을 잡은 듯 고무되었다.
이제부터가 정말 시작이라고 제일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단결된 힘이라고 작은 의견의 차이는 극복하자고 서로를 다독였다.

흩어져있던 주민공동체가 하나가 되고 이러한 ‘주거권리찾기’ 운동이 지역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운동이라는 것을 그들이 인식을 하든 못 하든 이미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이! 지역이! 세상이!

김숙향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부위원장  labortoday@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숙향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부위원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