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에 맞서 국제적인 캠페인과 노조설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사무직노조네트워크(Union Network International·UNI)가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알란 스펄딩 UNI 상업분과 의장(전미식품노조 월마트 글로벌 캠페인 국장)은 4일 <매일노동뉴스>와 인터뷰에서 "무노조, 저임금 정책을 펴는 월마트는 현대식 제국주의"라며 "한국의 노동조합도 글로벌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스펄딩 의장은 이어 "월마트 코리아의 노조 설립을 위해 직접 나설 수는 없지만 다양한 차원에서 지원을 할 것"이라며 "노조에 대한 강압적 정책을 펴는 월마트에 대해 한국정부도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UNI는 세계 120여개 국의 900여개 노조와 1,500만명의 회원이 가입한 세계 최대의 노동단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월마트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월마트는 150만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전세계 최고의 대기업이다. 월마트는 전세계 어디를 가든지 가격을 내리려는 압력을 넣고 있다. 월마트의 낮은 가격은 노동자들의 저임금으로 가능하다. 월마트는 미국에서 낮은 가격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다른 나라에 와서 가격경쟁을 통해 토종기업을 죽이고 있다. 한국의 신세계나 롯데가 월마트와 가격경쟁을 해서 이길 수 있겠나."

(최근 미국의 주간지 <네이션>은 월마트가 저임금과 저비용 방식으로 낮은 가격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중산층인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을 몰락시키고 오히려 이들을 노동억압적이며 저가형인 유통업체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경제사회적 위상은 추락하고 기업만 살아남는 악순환구조가 '월마트 모델'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 한국에서 이러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의 노동자들은 양질의 노동력을 갖고 있고 생산성도 높다. 또한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일한 만큼의 존중을 받길 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노조운동은 어느 나라보다 강하다. 월마트에 맞서 한국의 노조도 글로벌 캠페인 전선에 나서야 한다."

- 월마트는 특히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데.
"월마트는 노조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의 노조가입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월마트가 인수하기 전에 노조가 있었다. 하지만 노조는 인수 후 노조간부를 노조평의회에 참석 못하게 하는 등 압력을 넣었다. 영국의 경우에는 노조를 탈퇴할 경우 임금을 올려주겠다며 협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수십년 동안 노조를 설립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심지어 캐나다의 경우 퀘벡에 노조를 만들자 지점을 폐쇄해 버렸다."

- 월마트의 무노조 경영은 결국 저임금으로 이어지고 있다.
"월마트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파타임으로 의료보험 조차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저임금의 악조건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누리는가 하면 저가정책을 통해 유통산업에 있는 다른 경쟁자에게 가격하락의 압력을 주고 있다. "

- 한국의 경우에도 과거 마크로를 월마트가 인수한 다음에 노조가 없어졌다. 노조 설립을 위한 지원 방안이 있나.
"직접 조직은 할 수 없겠지만 지원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 UNI와 다국적 유통기업과는 노조설립을 허용하도록 맺은 협정안이 있다. 하지만 월마트는 참여하지 않았다. 월마트는 공개적으로 노동권과 ILO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포하고 있다. 한국 내 노동조합 운동이 나서야 할 때다. 또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기본적인 노동권(인권)을 무시하는 기업에 대해 그냥 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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