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빈곤탈출과 자활지원을 목적으로 각 시·도와 시·군·구별로 설치, 운영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기금 1천여억원이 은행금고에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장향숙(열린우리당) 의원은 보건복지위 충남도청 국정감사 자리에서 "2005년 16개 시·도에 적립된 기초생활보장기금 총 1,325억3,100만원에서 지난 6개월 동안 사용된 금액은 전체의 2.81%에 불과한 37억2,900만원뿐"이라며 "저소득층의 빈곤탈출을 위해 쓰여야 할 나머지 1,288억2백만원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썩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생활보장기금은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에 따라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해 기금을 조성하고 △자활공동체 사업자금 대여 △지역자활지원계획 집행 △생업자금 채무 보증비 △저소득층 복지증진 △대여금 이차보전 등에 쓰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전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기초생활보장기금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있는 것은 전체 67%인 156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34개 시·군·구는 조례는 제정했지만 기금을 조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생활보장기금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는 곳은 전체 시·군·구의 절반 정도인 122개에 불과한 실정.

연도별로 기금 집행률을 살펴보면 2003년은 적립액 868억2,900만원 가운데 31억5,200만원만 사용돼 집행률 3.63%에 그쳤다. 지난해는 1,065억900만원이 적립됐으나 사용된 금액은 3.91%인 41억6,200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대구시, 대전시, 경상북도, 제주도는 2005년 기초생활보장기금 사용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22억6,600만원의 기금이 적립되어 있지만 200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한푼도 쓰지 않았고, 대전시도 13억5,400만원이 적립되어 있지만 역시 사용하지 않고 있다. 경상북도 역시 81억2,900만원의 적립금이 있었고, 제주도도 14억2,000만원의 적립금이 있었지만 한푼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외에 울산시는 2005년 기금사용율이 22.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금적립액이 3억9,800만원으로 적을 뿐 아니라, 2003년~2004년까지 2년 동안 집행실적이 전혀 없었고, 충청북도는 2003년도, 경상남도는 2004년도에 집행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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