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경영진 문책·노조개혁에 주력…"농협중앙회노조의 역사를 새로 쓸 것"


"농협중앙회 노조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

지난 4일 농협중앙회 노조 신임 위원장에 선출된 김주학 당선자의 일성이다. "귀족노조라는 오명을 벗고 조합원들을 위해 일하는 노조로 거듭나겠다는 뜻"이란 게 김 당선자의 설명이다.
그는 또 "조합원들이 원한다면 감옥행도 불사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당선이 확정된 지난 4일 저녁 그를 만났다.

- 기존 집행부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는데.
= 과거 집행부는 한마디로 귀족노조였다. 과거 노조에 몸담았던 모든 간부들이 귀족의 행태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정말 참신한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일부 사람들로 인해 귀족노조로 인식되고 전락해 간 게 안타까웠다. 앞으론 양심에 거리낌없는 노조를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 가장 역점을 둘 사업은.
= 첫째는 고용안정이다. 구조조정으로 조합원들이 불안해한다. 단 한사람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다. 만일 한 사람의 조합원이라도 타의로 퇴직을 강요받는다면, 쫓겨난다면 그 첫 번째는 바로 노조위원장이 될 것이다. 위원장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쫓겨나지 않게 하겠다.

둘째는 경영 실패에 대한 문책이다. 정부의 강요로 축협과 통합한 결과 4500억원의 부실을 떠안게 됐다. 이런 부실 문제는 우선 경영진들이 책임져야하나, 그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경영진들을 과감히 문책해 나갈 것이다.

셋째는 노조의 개혁이다. 개인의 입신양명이나 자기영달을 위한 노조가 아닌, 정말 조합원만을 위해 일하는 노조로 만들겠다. 이런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원한다면 감옥행도 불사할 수 있다.

- 노조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 과거 노조위원장의 독선을 허용했던 현행 노조 규약을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바로잡겠다. 집행부의 잘못을 조합원들이 비판,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 그리고 앞으론 돈 안드는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 노조 선거에도 돈이 들다보니, 속된 표현으로 '본전'을 생각하게 돼, 결국 문제가 생긴다. 개인적으론 전직 위원장의 임기 후 자동 승진 관례를 깰 생각이다.

임기 끝나면 현직으로, 조합원들의 곁으로 돌아가겠다. 농협중앙회의 노조 역사를 새로 쓸 것이다. 귀족화된 노조의 구태를 확실히 벗겠다.

- 당면 현안은.
= 양재동 신축사옥 매각 문제와 조합원들에게 불신임 받은 전직 노조위원장의 특별 승진에 관한 건을 처리해야 한다. 통합 과정에서 직급과 호봉 재산정 문제도 남아있다.

- 앞으로 축협노조나 전국농협노조와의 관계는.
= 통합에 대한 입장차이로 마찰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고용안정 문제와 관련해선 통합농협이라는 한 테두리 속에서 협의, 협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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